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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미국 대변인, 한국 대변인

25억원 부동산 투기 스캔들 하루 만에 전격 사퇴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때문에 한국이 시끄럽다. 국민에게는 투기하지 말라며 사회주의적 부동산 정책을 권장하던 정부의 '입'이던 사람이 서민들은 꿈도 못 꾸는 가격의 투기에 휘말렸으니 어쩌면 당연하다.

같은 시간에 북한은 지난 70여 년간 해온 거짓말과 궤변으로 영변과 동창리 핵시설들을 복구했다는데 한국의 정부 관료들이 노후대책이라는 변명으로 투기하는 작태가 한심하다.

필자는 25년 경찰 경력 중 순찰, 마약, 갱 전담반을 거쳐 한인타운 파출소장 역임 후 마지막 11년을 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공보관으로 재직한 후 은퇴했다. 공보관은 PIO(Public Information Officer)라고 하며 총수의 대변인을 겸하는 자리다.

미국에서는 공보관을 '말하는 머리(Talking Head)'라고도 하며 서면으로 미디어를 통해 당국의 뜻을 전하는 것보다는 한층 더 믿음을 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보관/대변인은 확인된 사건 개요, 관련된 통계, 형법·민법 등에 국한된 사실만 피력해야 하며 자신의 소신을 삽입하거나 거짓을 말하면 안 된다.



이번에 김의겸 대변인은 자신은 '결정장애'가 있어서 전혀 몰랐고 아내가 추진한 일이었다고 고별사에서 밝혔다. 그 말을 믿으라는 걸까? 한 나라 대통령의 대변인이라는 사람의 변명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또한 개발구역으로 지정되기 한 달 전에 2억원이나 싸게 구입했다던데 과연 그런 내부 정보를 몰랐을까?

연봉 10억 받는 사람이 아무런 담보 없이 10억을 대출받게 어느 나라의 은행들이 해줄까? 이런 너무도 확실한 권력형 비리, 소위 빽 내지는 갑질을 덮으려고 아내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행동은 대변인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 중의 하나인 결정력에 장애가 있다는 것은 정말 국민을 '웃프게' 하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미국 공보관들과 기자들 간에는 한가지 불문율이 있다. 결코 자신이 뉴스의 주인공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이 공인으로서 공신력이 떨어지고 궁극적으로 자신들이 대변하는 매체에 해를 끼치며 자신의 직업도 끝이라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번에 김의겸 대변인의 신속한 사퇴는 그나마 환영할 만하다. 요즘 소위 진보 정치인들이 많이 하는 '내로남불' 식으로 대처하며 시일을 끌었다면 여파는 훨씬 컷을 것이고 청와대나 정부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지금 미국 재야에서도 한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암울한 행태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것에 피로감이 쌓이고 있고 한미동맹에도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는 성명들이 연일 발표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대통령의 '입' 이라는 사람이, 수사를 해봐야 밝혀지겠지만, 직권남용 등의 불법행위 등으로 노후대책이나 계획하다 사퇴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제이슨 리 / LAPD 전 수석공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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