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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특검 후 미국 정치에 대한 희망

지난달 24일 법무부 장관 윌리암 바는 로버트 뮬러 특검위원회의 22개월에 걸친 수사 결과 요약서를 린지 그레이엄 상원과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들에게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의 '러시아와 대선 공모' 혐의와 이의 은폐를 위한 '사법 방해' 여부를 수사한 400쪽 이상의 리포트는 이틀 만에 4쪽으로 추려져서 전부 무혐의라는 장관의 의견이 담겼다. 뮬러 특검은 내통 혐의는 증거 불충분이고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정말 무죄일까? 그렇게 믿는 미국인은 29% 뿐이라고 한다. 그 간의 트럼프 언행과 측근들의 행적을 감안한다면 무혐의 판단에 의구심이 든다. 나의 개인적인 의문은 지난 2월에 법무부 장관으로 선서하기 훨씬 전에도 트럼프의 무혐의를 주장하던 바 장관의 정치적 공정성의 불확실성과 트럼프 대선 캠페인 선거위원장이였던 폴 메나포트를 비롯하여 마이크 플린 전 국가안보 보좌관 등 개인 34명과 3개의 기업이 기소된 정황에 기인한다.

뉴스에 의하면 1974년 워터게이트 특검 후에는 55쪽에 이르는 대배심(배심 제도에서 정식 기소를 결정하기 위한 배심) 지침서가 발표되었다. 그리고 1998년 빌 클린턴의 '르윈스키 스캔들' 특검 결과 발표 때는 455쪽 보고서와 18개 상자에 든 증거물이 제시되었다. 이에 비해서 바 법무부장관의 짧은 요약서는 트럼프의 주장을 합법화하는 공문서 같이 느껴진다.

트럼프의 아들과 사위는 러시아 변호사와 만나 힐러리를 이길 비책을 얻으려 했고, 선거위원장은 러시아에 투표 데이터를 전했으며, 전 국가안보 보좌관은 트럼프 당선 후 러시아 대사와 경제 제재 해제를 논의했다. 트럼프는 지난 2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러시아와 공모의 수사 진행을 공격했으며 급기야는 제임스 코미 FBI 국장과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을 해고했다.



무혐의 발표 후에 트럼프는 민주당과 언론을 향한 보복을 언급하고 그의 부대변인인 호간 기들리는 트럼프 적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또 트럼프와 경제정책 방향이 동일한 스테판 모어를 연방준비위원회에 갑자기 내정했으며, 오바마케어의 완전 폐지를 시도했다. 하지만 공화당의 오바마케어 대체 플랜은 2020년 대선 후에나 나올 것이라는 취지하에 당장의 폐지를 미루는 것으로 전환했다.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브룩스 칼럼니스트는 "트럼프 시대는 문화, 계층, 정체성 투쟁의 시대"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트럼프의 무혐의 진실 공방보다 그의 국정을 이끄는 정치 스타일과 정책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국 대통령직이 미국 사회 및 외교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이 부정적인 것이 더 큰 의제라고 믿는다. 보복, 망신주기, 거짓말, 자화자찬, 충성 강조, 지나친 친기업 정책 등을 위해서 직위의 권력행사 도구화는 막아야 한다. 2020 대선에서는 당파적이지 않고 극우나 극좌도 아니며 분열을 부추기지 않는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어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맹점이 조금은 극복되기를 희망해본다.


정 레지나 / LA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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