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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평화는 스스로 힘으로 지켜야 한다

4월 11일 개최되는 워싱턴의 한미 정상회담이 내일로 다가왔다. 회담의 주제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 모색이라고 한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난 이유는 회담 당사자들이 상대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쉽게 다룰 수 있는 애송이로 생각했다.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이 칭찬해 주고, 경제부흥과 체제보장이라는 선물을 제시하면 황송해서라도 미국 대통령의 말을 들으리라 생각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생각한 트럼프는 크고 강하고 풍요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허풍이 심하고 세심하게 따지기보다는 기분에 따라 움직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기질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노이 회담 중 재수가 좋으면 트럼프의 럭비공이 자기 쪽으로 튈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회담에 임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럭비공은 자기 쪽으로 튀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아무리 톱다운 결정 방식이라 해도 대통령이 모든 결정을 독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김정은 위원장은 간과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국제정세에 정통한 참모들은 트럼프의 럭비공이 김정은 쪽으로 튀지 않도록 방향을 잡았다. 결국, 상대방의 참모습은 외면하고 자신이 만든 상대방에 대한 관념만을 가지고 만났던 두 정상의 하노이회담은 빈손으로 끝나고 말았다.

앞으로 북미 정상회담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두 번 만남의 기회를 줬다. 싱가포르와 하노이였다. 이 두 회담에서 트럼프가 구사한 전술은 소위 비행기 태우기였다. 세계인이 보는 가운데 어린아이를 꽃가마에 태워주고 굉장한 선물 (경제성장·체재보장)을 주면 어린아이가 혹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한반도 적화통일과 핵무기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 완전포기를 대상으로 하는 협상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간파했다. 향후 완전 핵 포기를 전제로 하지 않는 회담에 미국 대통령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에게는 북한보다 훨씬 중요하고 국민의 관심이 있는 일들이 산적해 있다. 그래도 트럼프는 김정은 위원장의 철없는 도발행위를 잠재우기 위해서 가끔 러브콜은 보낼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한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는 민족적인 이유로, 미국에는 동맹이라는 구실로, 양다리를 걸치며 추진해 왔던 중재자로서의 약발은 이제 거의 소진됐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중재자 입장에서 우선, 남한 평화 프로세스의 추진자가 되어야 한다. 평화를 다른 사람들의 손에 맡길 수는 없다. 평화는 스스로 힘으로 지켜야 한다.


권영무 / 샌디에이고에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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