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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시니어센터서 사랑을 배우다"

사람은 대부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특히 젊은 시절에 고국을 떠나서 낯선 미국땅에 정착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이민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다.

사람마다 가치와 의미가 있는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제각기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천사 미카엘에게 던진 세 가지 질문을 통하여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고 했다. 즉 사람은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미리 알 수 없는 존재이지만 사람의 마음 속에는 사랑이 있고, 사람은 곧 그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내가 가진 사랑을 조금 나누며 살아볼까 하고 시작한 곳에서 예기치도 않게 더욱 큰 사랑을 받고, 더 나아가서 삶의 보람과 행복까지 더불어 받은 곳이 있으니 바로 LA한인타운 시니어 커뮤니티 센터이다. 지인으로부터 시민권 영어 클래스 강의를 권유받고 센터를 방문하여 담당자와 인터뷰하는 동안, 시니어센터가 체계적인 커뮤니티 봉사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시간의 십일조'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준 담당자의 말에 감동받고 시작한 작은 봉사활동이 오늘까지도 내게 감사함으로 다가온 것이다.

매주 목요일에 있는 시민권 영어 클래스의 수강생 대부분은 나이 드신 분이다. 이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민권시험 및 인터뷰 관련 내용을 파워포인트로 직접 제작하여 시각적인 효과와 쉬운 설명으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수업의 질을 높이려는 나의 노력이 적중했는지 수강하시는 분들의 만족도가 점점 나아지는 것 같다. 이미 시민권자인 분들도 수업 내용이 유익하다며 참관하는 노인들이 있으니 말이다.

영어 자체가 어려운 분들이 시민권 인터뷰를 성실하게 준비하고 인터뷰에서 합격했다고 감사의 말씀을 전해올 때는 기쁘고 큰 보람도 느낀다. 더러는 첫 인터뷰에서 탈락했다가 두 번째 인터뷰에서 통과할 때는 그 기쁨이 두 배가 되어 돌아온다.

전에 한국학교에서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SAT 한국어시험 준비를 도운 적이 있다. 이곳에서 태어났거나 아주 어릴 적에 한국을 떠나와서 한국어가 너무나 어려운 학생들이 그런 상황에서도 착실히 준비하여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나서 잊지 않고 내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을 때의 감격과 거의 동일한 기쁨이다.

수업을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오는 분들의 수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 오히려 나를 격려하며 응원해주는 수강생들이 나로 하여금 더욱 더 봉사의 손길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시니어센터가 많은 숨은 봉사자들로 운영될 수 있다는 건 분명 사람들 마음 속에 사랑이 있음으로 가능한 일일 것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최병숙 / LA시니어센터 시민권영어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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