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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나는 구속, 할리는 석방···같은 마약인데 왜 다르나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4/11 13:02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0) 씨가 지난 10일 오후 구속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석방돼 수원남부경찰서를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구매·투약 혐의를 받는 하일(60·미국명 로버트 할리)씨가 체포 이틀 만인 지난 10일 석방됐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돼서다. 이달 초 온라인상에서 구매한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하씨는 앞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다. 구속영장 기각 소식을 다룬 기사에는 “마약 좀 한 것 갖고 구속은 심하지”(아이디 gd2l****), “일반인이었으면 구속했을 것이다”(ymbg****) 등 댓글이 달렸다.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했던 수원지법은 “피의사실에 대한 증거자료가 대부분 수집돼 있고 피의자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면서 영장에 기재한 범죄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약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지난 6일 오후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수원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혐의 인정한 하씨와 일부 인정한 황씨
형사소송법을 보면, 구속사유(제70조)는 크게 두 가지다. ① 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는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가 없고 증거를 없앨 염려가 있을 때다. 여기에 달아날 우려가 있을 경우도 포함된다. 또 ②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또는 (중요)참고인 등에 대해 해를 끼칠 가능성 등을 고려하게 돼 있다. 하씨는 본인에게 제기된 혐의의 인정이 주효했다는 게 법조계 한쪽의 설명이다.

김성민(법무법인 건우)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는 피의자가 본인에게 제기된 혐의를 인정하느냐가 구속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다”며 “혐의의 인정은 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상쇄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얼굴이 알려진 하씨로서는 도주 우려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약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중앙포토]






형사소송법 불구속 수사 원칙이지만
반면, 앞서 별건으로 체포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는 다르다. 황씨는 현재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유는 “도주 우려”로 알려져 있다. 실제 그는 체포 직전 경기도의 한 종합병원 폐쇄 병동에 입원해 있었다. 또 영장실질심사 당시 하씨와는 달리 본인에게 제기된 혐의를 일부만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예인 지인 A씨의 권유로 마약을 투약했다고도 주장했다.

한 변호사는 “구속은 피의자의 자유를 억압하는 등 인권에 중대한 결과를 끼친다. 형사소송법에도 불구속 수사 원칙(제198조)이 담겨 있는 이유다”며 “하지만 황씨는 구속사유가 상당하다고 법원에서 판단했을 것이다. 연루자들도 많아 ‘입’을 맞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가 압수한 필로폰. 90 kg분량으로 3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시세는 3000억원 규모다. [뉴시스]






마약류 범죄 입건자↑속비율↓
하씨 석방과는 별개로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은 요즘 한국사회 현실에서 마약사범에 대한 강력한 수사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마약류 범죄로 입건된 피의자는 2015년 7299명에서 2016년 8863명, 2017년 8885명으로 증가세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구속자 수 비율은 24.04%(1755명), 23.05%(2043명), 22.85%(2031명)로 감소세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은 중독성이 강해 무관용 원칙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6년 마약 투약 혐의를 받던 B씨(51)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 풀려난 뒤에도 필로폰에 손을 댔다. 검찰로 송치된 B씨는 조사 때 두통을 호소하고, 식은땀을 흘렸다고 한다. 검찰 조사 결과 B씨는 전날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성근 변호사(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는 “마약이 ‘사회악’이라는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구속수사 등 강경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마약범죄를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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