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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시론] 미군 철수 주장하는 미국 학계 움직임

마이클 그린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마이클 그린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04/15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9/04/14 14:54

지난 70년간 주한미군 문제는 미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1950년 1월 딘 애치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위 38도선 대신 한반도가 제외된 '애치슨 라인'을 극동 방위선으로 선언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북한의 남침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1977년 지미 카터는 주한미군 철수를 약속하며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미 국방부·국무부·의회와 일본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스스로 공약을 포기했다. 2차 이라크 전쟁 때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의 주한미군 비판 발언에 격분, 한국에 있던 미군 제2 보병사단을 이라크로 재배치시키고 다시 돌려보내지 않았다.

빅터 차 교수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횟수가 100번이 넘는다. 그러나 지난해 미 의회는 대북 방어를 위한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동맹의 중심적인 역할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조사에 따르면 해외주둔 미군 철수를 지지하는 의원은 랜드 폴 의원(켄터키)을 비롯한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미국 대학가와 싱크탱크에서 미군의 해외 주둔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부쩍 많아졌다. 미국의 부호 찰스 코크가 불간섭주의를 옹호하는 자칭 '현실주의' 학파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장해서다. 코크가 지원하는 학자 중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와 배리 포즌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주요 담론을 '거품 덩어리' 전문가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그들은 타성에 찌들었거나 정부 고위직에 눈이 먼 부패한 자들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목표는 아시아가 아니라 중동과 나토(NATO)다. 월트 교수와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2006년 그들의 공저에서 이스라엘의 로비 때문에 미국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포즌 교수 등은 과거에는 나토 확대를 비판했고,최근에는 코크 재단의 지원에 힘입어 미군의 유럽 파병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학계에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유럽에 적절한 균형 정책을 사용해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중국이 신흥 강자로 부상하면서 이들 사이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중국과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측해 봉쇄전략을 지지하지만 월트 교수는 주한미군 철수가 동아시아 지역의 세력균형을 붕괴시킬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데이비드 강 USC 교수는 아시아의 중국 중심적 체계가 견고해 미군 파병이 거의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코크 계열의 학자들은 이런 내부 분열 말고도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코크 재단은 기후변화 부정, 사회복지정책 반대 운동 등을 벌인 전력이 있어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다. 둘째는 그들의 이론을 실행에 옮길 만큼의 정책 경험을 지닌 학자가 거의 없다. 마지막 문제는, 코크 재단 지원을 받는 단체들이 발표해 온 보고서들은 학문적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미국 학계는 코크 재단의 지원을 받아들인다. 수년 안에 미국 싱크탱크와 대학가에서 주한미군을 비롯한 해외 파병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이들 미군 해외 파병 정책 반대파들은 한미동맹의 앞날을 낙관하는 한국 정부의 안이함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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