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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대만도 웃게 만든 대만군의 투항 유도 ‘귀순 컵라면’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4/14 19:34

대만군 14일 대중 '심리전 식품' 공개
"지금이 무슨 시대인데 이런 방법 쓰나"
"프랑스 요리 정도는 돼야 할 듯 " 조롱도

“무기는 내려놓고 이 컵라면을 갖고 투항하라. 우리는 (컵라면에 넣을) 따뜻한 물 제공과 당신의 안전을 보장한다.”
대만군이 중국군의 투항을 유도하기 위해 최근 새로 개발한 심리전 식품 중의 하나인 ‘귀순 컵라면’에 인쇄된 문구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대만 연합보(聯合報)를 인용해 1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의 심리전 대대는 지난 일요일 타이베이(台北)시에서 심리전을 수행하는 차량을 비롯해 올해 새로 개발했다는 다양한 심리전 식품들을 선보였다.



대만군이 14일 공개한 중국군 투항유도 컵라면. 용기 위에 귀순을 뜻하는 한자 ‘투성(投誠)’이 간체자로 크게 쓰여있다. [사잔=중국 환구망]





중국군의 투항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날 공개된 심리전 식품은 에그롤과 과자, 컵라면, 우유사탕, 광천수 등이다. 여기엔 ‘귀순’을 뜻하는 한자 ‘투성(投誠)’이 간체자로 큼지막하게 쓰였다.
러우웨이지에(樓偉杰) 대만 국방부 심리전 처장은 “대륙이 무력사용 포기를 약속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유효한 반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훙(王宜弘) 심리전 대대장은 “전쟁 시 적의 작전 의지를 꺾게 되기를 바란다”고도 기대했다.
왕 대대장은 “미군이 걸프전쟁 중에 이런 방법으로 적의 투항을 유도한 적이 있다”며 “앞으로 동원 가능한 물자를 더 많이 심리전 품목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심리전 식품을 포장한 용기엔 또 투항 지점에 대한 위치도까지 인쇄됐다.



대만군 심리전 부대가 14일 공개한 중국군 투항을 유도하기 '심리전 식품'들.[사진=중국 환구망]





그런데 대만군의 진지한(?) 심리전을 놓고 대만과 중국 모두에서 실소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만 네티즌 사이에선 “지금이 무슨 시대인데 이런 방법을 쓰나” “ ‘귀순 프랑스 요리’ ‘귀순 포도주’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는 말이 등장했다. 대만군은 지난해에도 투항 유도 구호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폐기한 적이 있다. “친애하는 공산군 형제여, 너희는 이미 포위됐다. 앞은 불바다요 뒤는 길이 없다. 빨리 나와 투항하라”란 구호가 21세기에 맞지 않고 너무 상투적이라는 비판이 나와서다.

대만군의 심리전 식품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도 “어째 차예딴(茶?蛋,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간장과 찻잎 등으로 삶은 달걀)은 없나” “품목이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 “상품 판매에 나선 것이냐” 등 조롱조 반응을 보였다. 또 “대만군이 심리전 식품을 중국에 공중 투하할 용기가 없다면 한국으로부터 10만톤급 화물선을 빌려 매일 300척씩 보내라”는 글도 올랐다.
대만군이 70여 년 전 국공내전(國共內戰) 시기의 선전전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조롱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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