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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간단히 피검사만 받으면 안 될까요?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3/30 건강 7면 기사입력 2019/04/15 11:52

한국인의 암 최근 대한민국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암 등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위암·폐암·대장암·간암의 순으로, 여성은 갑상선암·유방암·대장암·위암·폐암의 순으로 암 발생 양상을 보이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 조사 결과는 우리 모두에게 참고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한국인이 살아가면서 암에 걸릴 확률은 3분의 1이라고 한다는 놀라운 조사결과가 있다. 특히 이 중 많은 사람들이 40~60대에 암질환 진단을 받는다. 한창 일하는 나이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이 연령대가 이렇게 치명적인 암 질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이에 대한 예방 대책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한국인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대부분의 암 질환은 예방 교육과 조기 진단을 통해 충분히 대비하고 완치할 수 있는 종류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조기 검사를 받아야 할 것인가? 필자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피검사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라고 물어 오는 경우를 종종 만날 수 있었다.

혈액 암 지표 검사 제대로 알기

암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혈액 검사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테스트 모두가 각각의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환자의 연령, 병력 및 여러 위험 요인의 유무에 따라 검사가 추천된다. 몇 가지 간추려 예를 들자면, 전립선암 진단에 사용되는 PSA 검사, 간암 진단에 AFP 검사, 난소암 진단에 CA-125, 췌장암 진단에 CA 19-9, 그리고 대장암 진단에 사용되는 CEA 검사를 들 수 있다.
이 중 유일하게 PSA는 50세 연령 이상의 남성에게 적용되는 전립선암 선별 검사인데, 매년 PSA를 정기적으로 체크한다면 전립선암을 조기 발견 하는 것이 가능함은 물론이거니와 그 치료 성과를 평가하는 데도 크나큰 도움이 된다.
PSA와 달리 AFP, CA-125, CA 19-9, CEA 등은 정기 선별 검사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이러한 검사들은 어떤 암 질환의 존재 여부를 알리는 고유한 검사가 아니며, 암을 진단하기에는 정확성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수치가 높다고 반드시 암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낮다고 암이 반드시 없다는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위양성과 위음성의 결과가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기 선별 검사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종양의 사이즈가 작을 경우 나타나는 위음성 결과는, 진단을 내리는 데 불필요한 혼동을 주고 검사를 지연시킴은 물론,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검사는 암 질환의 특유한 검사가 아니다. 다시 말해 높은 CA 19-9 수치는 췌장암뿐만 아니라 대장암, 위암 그리고 단순한 담도염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CEA 역시 대장암 및 여러 소화기 계통의 암 질환(위암·췌장암·간암·담도암 등)에서도 상승될 수 있다.
이러한 검사를 일반인들이 모두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검사를 적용할 수가 있다. 예컨대 가족 병력에서 난소암 병력이 있는 경우라면, 때에 따라서는 CA-125를 체크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예로는 우리 한국인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B형 바이러스 간염을 들 수 있는데, 보통 바이러스로 인한 간암 발병을 진단하기 위해 매 6개월간 초음파 검사와 AFP 검사를 받기를 권하고 있다.
환자가 대장암 진단을 받았을 경우에 CEA는 암 질환의 예후를 측정해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나와 있다. 특히 수술 후 떨어진 CEA 수치가 다시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게 된다면, 이는 암의 재발을 알리는 적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므로 대장암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는 내시경 검진 외에 정기적으로 CEA 검사를 받기를 권한다.



때에 맞는 선별 검사

위에서 알 수 있듯 피검사로 모든 암을 정확히 진단해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피검사 외에도 여러 암 조기 검사가 있는데, 이러한 검사들은 무증상 상태라도 연령과 병력에 따라 꼭 받아야 할 중요한 검사들이다.
특정한 선별 검사로는 여성의 경우에는 자궁경부암 검사(20대부터 시작)와 유방암 검사(35~40세부터 시작), 그리고 40~50대부터는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위암, 대장암 검사, 잠혈변 검사를 예로 들 수 있다. 언급된 질환들은 초기에는 아무 증상도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자궁경부암에서 발견되는 점막 세포의 변이 현상은 느껴지지 않으며 유방 안에 있는 조그마한 종양은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조직 검사와 엑스레이 전문 검사가 필요하다.
우리는 비교적 하기 쉬운 검사는 잘 받지만, 내시경 검사와 같이 조금이라도 힘이 들 것 같은(?) 검사는 피하려는 편이다. 일년에 한 번씩 어김없이 엑스레이 유방암 검사를 받는 55세의 여성이 5년에 한 번 받는 대장 내시경 검진을 피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뿐이다. “별 증세를 못 느끼는데 검사를 받을 필요가…”이다.
그렇다면 이 여성은 유방에서는 무엇인가 느껴지고 손에 만져져서 매년 유방암 검사를 받았다는 걸까? 그건 또 그렇지가 않다. 이렇게 우리는 제 나름대로 편리하게 생각하고 결정한다. 비교적 불편하고 받기 어려운 검사라도 필요하다면 받아야 한다. 왜 선별 검사가 필요한지 올바르게 인식하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
환자의 위험 요인이 보통 일반인의 경우보다 많다고 추정될 때는 선별 검진 시기를 5~10년까지도 앞당길 수 있다. 얼마나 자주 이러한 검진을 받아야 하느냐에 대해서 환자는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 환자의 진료는 그 과정이 각각 개별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어떠한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는 환자가 보이는 증세, 병력 및 그 밖의 위험 요인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앞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환자와 의사가 세심히 상담하고 초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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