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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위 내시경 검사, 영 불안하고 찝찝해서…

식사 후 소화 불량이 있거나 속 쓰림, 트림 등 여러 증세가 있는 사람이라면 위내시경 검사를 한번쯤 받아 보았거나 아니면 받으라는 의사의 (혹은 주위 사람들의) 권유를 받은 적이 있으리라 짐작된다. 특히 위암은 한국인 남성의 경우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질환이므로 아무 증세가 없더라도 40세 이상부터는 남녀 모두 1~2년에 1회 위내시경검진을 받는다. 그러나 내시경 검사 과정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불안감과 두려움이 커져 증세를 무시하고 지내며 병을 악화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위 내시경 검사 알기

위내시경으로는 식도염, 위염, 십이지장염, 소화성 궤양, 식도암, 위암 등을 진단할 수 있다. 내시경을 이용한 조직 검사로 의심스러운 신체 부위의 조직을 떼어 여러 질환들을 진단, 판명할 수 있다. 폴립(양성 종양)이 있을 경우 이를 제거해 암으로 진전될 수 있는 것을 방지하며, 검진 시 출혈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약을 투입하거나 열을 가하거나 혹은 클립을 사용해 지혈시킬 수 있어, 때로는 생명을 구하는 기구로도 이용된다.



이외에도 위내시경 검사는 간접적으로 간경변의 진단과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데 쓰인다. 많은 간경변 환자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극히 정상일 때가 많다. 심지어는 CT나 MRI 등으로 보아도 간경변이 초기 상태일 때는 나타나지 않을 때가 많다. 혈액 검사로도 간 기능 수치가 정상인 경우는 많다. 그러나 이런 간경변 환자 중 많은 사람들이 위나 식도 부분에 정맥류가 나와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러한 정맥류는 심한 경우에는 터져서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한번 출혈이 있으면 사망률이 높아지므로 조기 진단이 요망되는 것이다. 위내시경은 위와 식도 정맥류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간경변이 의심스럽거나 간경변의 위험 요인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또한 위내시경 초음파검사로 췌장 및 여러 조직을 검사할 수도 있다.



내시경 조직 검사

위내시경 검사를 할 때 조직 검사를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단순한 염증의 상태와 헬리코박터균의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행하는 경우가 많다.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에 기생하는 세균으로서 위염, 십이지장 궤양, 위궤양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 세균에 감염된 사람은 비감염자에 비해 위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또한 소화성 궤양 환자의 대부분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어 있으며, 치료 시 세균이 박멸되지 않는 한 궤양의 재발 가능성도 높다. 그러므로 위염과 궤양이 있을 경우에는 세균의 유무 관계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점막에 이상이 생겼을 때 조직 검사는 매우 중요하다. 단순한 만성 염증으로 인한 점막의 변화일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악성을 향해 가는 조직의 이형성 변질일 수도 있으며, 이러한 진단은 위암을 예방하는 최선의 치료 대책이 될 수 있다. 한 예로, 내시경 검진에서 단순한 염증으로 보였지만, 조직 검사를 해보니 이형성 변질 외 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위궤양이 발견되었을 때 실시하는 조직 검사는 매우 중요하므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 의한 세밀한 조직 검사가 요망된다. 다시 말해 위암으로 인한 궤양일 수도 있기 때문에 조직 검사를 통해 암세포의 유무를 판단해 봐야 한다. 궤양의 형태만으로는 궤양이 악성인지 아니면 양성인지를 분간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반드시 철저한 조직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하며, 의심스럽다면 재검진을 해야 한다.

조직 검사와 재조직 검사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좋은 예가 하나 있다. 얼마 전 57세의 김 씨가 병원을 찾아왔다. 상복부에서 느끼는 약간의 팽만감 외에는 별다른 증세가 없지만 정기검진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게 되었다. 검사 결과 위 아래 부분에서 1cm 정도 되는 조그만 위궤양이 발견되었다. 조직을 여덟 군데 떼어 검사실로 보낸 결과 악성이 아닌 양성 궤양으로 진단되었다. 김 씨는 위산 분비 억제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후 증세가 없어졌다고 좋아했지만, 의심스러운 위궤양이었기에 어딘가 석연치 못한 점이 있었다. 석 달 후에 내시경 검진을 다시 한 결과 궤양 자체는 다소 치료된 듯했으나, 점막의 형태는 분명 비정상이었다. 재조직 검사 결과 악성인 선암으로 판단되었다. 김 씨는 1주일 후 수술에 들어갔고 조기 암으로 판정 받았다. 이것은 다소 의심스럽거나 위궤양이 있을 경우에 재검진의 중요성을 입증해 주는 좋은 예이다.



내시경 공포증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내시경을 하기 전에 여러 가지 잘못된 정보와 인식으로 인해 불필요한 '공포'를 느끼고는 한다. 보통 이유는 네 가지인데, 첫 번째는 내시경 검진 시의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는 정말 불필요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요즘에는 수면 내시경이라 하여, 환자를 마취시킨 후 내시경을 하기 때문에 환자는 자신이 언제 검사를 받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마취에 대한 두려움을 들 수 있다. 내시경을 하면 마취를 한다고 하니까, 혹시 잠에서 못 깨어날까 하는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환자에게 해가 되지 않게 적당량의 마취제를 투여하는 것은 역시 경험이 풍부한 마취과 의료진을 믿고 맡길 일이다.

세 번째는 내시경 기계 자체의 소독 여부에 대한 의문으로, 이 때문에 받아야 할 검사를 못 받는 경우가 있다. "어떤 병원에서는 내시경을 제대로 소독하지 않더라"라는 말을 듣고 불안해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내시경 검진 후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하나의 심각한 공포증으로 변할 수 있다. '혹시 암이 발견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운 생각들이 내시경 검진을 멀리하게 만들기도 한다.



꼼꼼한 검진과 신뢰가 중요

환자가 내시경 검진을 받고자 할 때에는 우선 의사와의 상담과 기초 검진 과정을 거쳐야 하며, 내시경 검진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사의 임상적인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내시경 검사를 받기로 결정한 후에도 우리에게는 여러 가지 두려움이 앞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두려움은 최신 의료 시설이 충실히 완비된 내시경 전문 센터에서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검진을 받게 된다면 용이하게 풀릴 수 있는 문제들일 것이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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