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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욕망의 길, 소멸의 길

박재욱 법사 /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박재욱 법사 /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LA중앙일보] 발행 2019/04/16 종교 26면 기사입력 2019/04/15 19:24

사람들이 말한 대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가다, 묘지라는 전차로 갈아타고 여섯 블록을 지난 곳에 내리니 낙원이었다. 그러나 그곳 역시 지옥이 재현되고 있었으니…(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발췌)

'말모이'는 욕망을 언제나 결핍을 느껴 이를 채우고 누리고자 탐하는 마음이라 뜻매김한다.

하 수상한 세월을 살아내야 하는 인간은 쉼없이 생각해야 하는 생각의 연속체이다. 생각은 의지의 토대가 된다. 그래서 인간의 삶을 끝없는 '의지의 표현'이라 해도 되겠다.

욕망은 그 의지의 산물이다. 욕망은 의지구현을 위한 행동을 촉발시키는 동인이며,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추동의 힘이어서 삶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욕망의 가장 큰 난제는 자기증식에 있다. 욕망은 채워도, 채워도 항상 모자라며,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심화하는 바닷물과 같다. 따라서 욕망은 욕망을 욕망한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인생이란 충족되지 않는 욕망과 권태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시계추와 같다"고 했다.

하나의 욕망이 성취되면 이어서 권태가 따르고 그 권태를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욕망이 뒤를 잇게 되는 악순환을 뜻한다.

욕망은 집착을 기제로 하며, 집착은 일견 자기중심적 이기심을 말한다. 욕망의 속성은 이기심의 확장이다. '나의 욕망공간의 확장이 남의 욕망공간의 희생을 강요'하게 되어, 타인과 긴장하고 갈등과 충돌이 지속하는 고통을 야기한다.

결국, 욕망은 집착을 잉태하고 집착은 번뇌를 낳으며 번뇌가 치성한 즉 고통이 된다. 무한욕망의 종착역은 파멸일 뿐이다.

불교는 그 고통으로부터 해방을 욕망(탐욕, 갈애)의 소멸에서 찾는다. 두 극단을 떠나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행법으로, 성스러운 실천 수행덕목인 팔정도(八正道)가 그 소멸의 길이다.

올바른 견해, 올바른 사유, 올바른 언어, 올바른 행위, 올바른 생활, 올바른 정진, 올바른 새김(正念), 올바른 집중 여덟 가지이다.

욕망의 바다를 끝없이 자맥질하며 살아가는 범부에게, 욕망의 완전한 소멸은 몇 겁에 걸쳐 뼈를 깎고 살을 태워도 아득한 소식일지 모른다.

그러나 욕망의 에너지를 나와 남의 행복과 평안을 위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율적으로 조절,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기르는 길은 팔정도 수행이다. 지혜와 자비를 구족한 '인격의 완성'을 이루는, 수행의 알파요 오메가다.

탁한 욕망은 강할수록 마음은 더욱더 탁해지고, 덜어낼수록 더 맑아진다.

musagu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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