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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신호철
신호철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4/15 21:10

요즈음 사람들을 만나면 자주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 건강에 관한 이야기다. 일주일에 세번은 한시간 정도 걸어야 하고, 걷기만 해서는 안되고, 근력 운동을 겸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들 한다. 6시 이후엔 식사를 삼가야 하고, 스트레스를 피하고 몸에 무리 가지 않게 충분한 휴식도 필요하다고 한다.

둘러보면 늘어나는 곳은 Health Center, Personal Training Center, Yoga, Zumba, Gym 등 몸 근육 만드는 장소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 시간까지 땀 흘리며 운동을 하고 있는지 놀라울 지경이다.

나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겨울과 한 여름에는 indoor track에서, 날씨 좋은 봄 가을에는 동네나 walking trail에서 걷고 있다.

걷다 보면 몸도 가벼워지고 기분도 상쾌해져, 돌아오는 길엔 콧노래가 절로 난다. 육신의 건강과 근육을 만드는 데에도 그만큼 시간과 노력과 정성이 따라야 한다.

그런데 그 육신을 다스리는 마음의 근육은 어떠한가? 마음의 근력운동에 너무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닌가?

마음의 근육을 만들어 가는 것도 육신의 근육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별반 다름이 없다.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감동적인 부분을 노트에 메모하고, 이웃과 마음을 나누고, 서로 돕고,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공유하고, 때론 조용한 장소를 선택해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마음 근육을 만들어가는데 유익한 일일 것이다. 육신의 근육이 좋은 습관에서 나오듯이 마음 근육 또한 좋은 습관에서 나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음의 근육은 우리 삶의 무게를 거뜬히 지탱해준다. 해결하기 힘든 슬픔도, 지워지지 않는 아픔도, 질고의 고통으로 팽팽해진 긴장감을 완화시켜 준다. 나의 내면을 단단히 빚어가는 힘이 있다. 마음의 근육은 더 넓게, 더 높게, 더 깊게 나를 변화시켜준다. 세미한 소리에도 귀 기울이게 하고, 메마른 정서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더 섬세한 사랑으로 우릴 이끌어 간다. 느낄 수 없던 것을 느끼게 해주고 생각할 수 없던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동트는 하루를 감격으로 맞이하게 하고, 하루의 모든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 오늘 하루의 감사함으로 눈물 짓게 한다.

"이 장면이 너무 아름다워 어떤 모습인지 너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 어느 날 고흐는 창문 밖으로 희미해져가는 석양과 가로등과 별들을 바라보며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쓴다. 편지지 여백엔 작은 소묘로 그 장면을 아름답고 정겹게 그려 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호에게 그림은 사랑의 감정이며, 자신이 느낀 아름다움을 타인에게 보여주려는 나눔이었다. 그는 그 나눔을 성직자의 일처럼 거룩한 소명으로 여겨, 글을 쓰고 많은 그림을 남겼다.

마음 근육은 그런 것이다. 자신의 슬픔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 너머 자신의 진실한 감정, 기억, 상상 등을 어떻게든 세상과 나누기 위해 밤을 낮처럼 깨어 있어도 행복한, 누가 보아주지도, 들어주지도 않는 그 무엇을 팽팽히 견디며 살아가는 진실되고, 사랑스런 한 사람으로 이끌어주는 것이다.(시카고 문인회장)

모양이 아닙니다 / 신호철

모양이 아닙니다
그 안에 담긴 진실입니다
모양으로 싸우면
지날수록 추해집니다

한 발자욱도 디딜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길을 향해
발을 내디뎌야 할 때
비로소 나의 마음을 들여다 봅니다

티끌보다 작은
사람이라는 모양 안에 담긴 나
나는 오늘 껍질이 아닌
진짜 사람을 마주 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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