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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ㆍ중국 부자들 대거 유입…'홍쿠버' 된 밴쿠버

[LA중앙일보] 발행 2019/04/17 미주판 26면 기사입력 2019/04/16 20:16

캐나다 밴쿠버

밴쿠버 스탠리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잉글리시 베이 비치 길에는 바다를 바라보고 고급 고층 콘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밴쿠버 스탠리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잉글리시 베이 비치 길에는 바다를 바라보고 고급 고층 콘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가을 워싱턴주 국경마을 버치 베이(Birch Bay)에 머물며 지인을 만날 겸 캐나다 밴쿠버를 방문했다. 산을 좋아하는 지인의 안내로 2010년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휘슬러(Whistler) 지역을 여행했다. 산을 내려와 한인타운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자연스레 이민생활 얘기를 했다.

미국에 이민와 사는 나는 지인의 캐나다 이민생활이 궁금했다. 한국에서의 좋은 직장과 보장된 앞날을 뿌리치고 자식들을 위해 이민온 지인이었다. 조국을 떠나 이국에서 타향살이를 하는 이민생활은 만만치 않지만 열심히 현실에 적응해 사는 지인이 존경스러웠다.

밴쿠버 한인들은 2001년을 기점으로 이민와 코퀴틀람(Coquitlam), 버나비 지역에 모여 한인타운을 일구며 5만명 남짓 한인들이 랭리(Langley)와 서리(Surrey) 그리고 노스밴까지 넓게 퍼져 살고 있다고 한다.

밴쿠버에는 캐나다 백인 인구가 약 120만명 정도고 중국인이 약 50만명 가깝게 산다고 한다. 지인의 얘기로는 중국인들이 많이 살아 밴쿠버를 속칭 홍쿠버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홍콩과 중국본토, 대만 부자들이 이주하여 본국을 들락날락하며 사는 도시가 밴쿠버라고 했다. 여러 번 방문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밴쿠버는 중국의 여느 도시 같았다.

중국인들의 투기로 캐나다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가 된 밴쿠버의 고급 콘도.

중국인들의 투기로 캐나다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가 된 밴쿠버의 고급 콘도.

밴쿠버 거리 곳곳에는 영문 표지판보다 중·영 이중 언어로 된 표지판이 대부분이다.

밴쿠버 거리 곳곳에는 영문 표지판보다 중·영 이중 언어로 된 표지판이 대부분이다.

캐나다 서부 태평양과 맞닿아 있는 밴쿠버는 해양성 기후로 겨울에도 춥지 않고 눈이 많지 않으며 사시사철 온화하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5위안에 드는 밴쿠버는 캐나다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이자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최대 도시다.

중국인들의 싹쓸이 부동산 투자로 밴쿠버는 현재 북미에서 평균 소득 대비 집값이 가장 높은 도시가 됐다. 밴쿠버는 도시 발전의 부작용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치솟는 집값과 생활비를 감당 못해 원주민들은 터전을 잃고 밀려나고 있다. 밴쿠버는 서민들이 살기 어려운 도시로 전락했다. 실제로 다운타운에는 빈민가(Skid Low)가 형성되고 백인 노숙자들이 많았다.

밴쿠버에 중국인이 많이 살게된 계기는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계기로 중국공산당에 불안감을 느낀 홍콩인들이 이곳으로 대거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수많은 농민과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억만장자가 되었다. 중국의 부자들이 본토와 가깝고 안전하고 자유로운 밴쿠버로 몰려 왔다. 이들이 캐나다를 선호하는 이유는 캐나다 달러도 상대적으로 싸고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이민 문호가 넓기 때문이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일정액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를 시행했는데 2005~2012년까지 3만7000명의 본토 중국인들이 밴쿠버로 이민 왔다. 밴쿠버 거리 곳곳에는 영문 표지판보다 중국어, 영어 이중 언어로 된 표지판이 대부분이다.

2016년 밴쿠버는 캐나다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가 되었다. 중국인들은 살지도 않을 집을 투기목적으로 구매해 집값을 올려 놓기도해 캐나다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잉글리시 베이(English Bay) 쪽으로 튀어나온 반도에 위치한 곳에 밴쿠버의 허파 스탠리 공원이 있다.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원래 캐나다 인디언들이 살던 곳으로 1859년 미국과의 전쟁을 대비한 군사기지였고 1888년부터 일반인에게 공원으로 개방되었다.

스탠리 공원은 밴쿠버 다운타운과 이어져 있어 항상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스탠리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잉글리시 베이 비치(English Bay Beach) 길에는 바다를 바라보고 고급 고층 콘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곳은 한국의 강남, 도쿄의 록본기, LA의 베벌리힐스 같은 곳으로 밴쿠버의 신 차이나타운으로 불려지는 곳이기도 하다.

잉글리시 베이 비치길 입구 모톤 파크(Morton Park)에 고급 콘도를 배경으로 2009년 중국인 설치미술가 Yue Minjun의 작품 '히스테리하게 웃는(A-maze-ing Laughter)' 중국인들의 청동 조각품이 설치되어 있다.

높이가 약 3미터이고 무게가 250kg인 14개의 배를 잡고 웃는 중국인 조각상들이 마치 캐나다 밴쿠버를 경제적으로 점령한 중국인들의 조롱같이 느껴져 씁쓸했다. 이 상태라면 2031년 이후 밴쿠버는 중국인이 가장 많고 백인은 소수민족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캐나다 이민국은 전망하고 있다.
어딜가나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지만 특히 밴쿠버는 중국인 관광객이 제일 선호하는 관광지다.

어딜가나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지만 특히 밴쿠버는 중국인 관광객이 제일 선호하는 관광지다.

잉글리시 베이 비치길 입구 모톤 파크에 고급 콘도를 배경으로 중국인 설치미술가 Yue Minjun가 설치한 작품 ‘히스테리하게 웃는(A-maze-ing Laughter)’ 청동 조각품.

잉글리시 베이 비치길 입구 모톤 파크에 고급 콘도를 배경으로 중국인 설치미술가 Yue Minjun가 설치한 작품 ‘히스테리하게 웃는(A-maze-ing Laughter)’ 청동 조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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