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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당 10~19센트"…급하면 하루 만에 대필

[LA중앙일보] 발행 2019/04/17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9/04/16 22:03

한인 에세이 대리 작성 업체 실태
교육기관 수준 따라 맞춤형
'C' 받으면 20% 환불해줘
대학측 "적발시 퇴학 조치"

"에세이 1장에 얼마예요?"

"페이지당 45달러입니다. 만약 페이퍼에 참고 문헌이나 인용구까지 필요하시면 15달러 추가됩니다."

본지가 한인 에세이 대리 작성 업체인 A사로부터 받은 답변 내용의 일부다.

최근 국영 라디오 방송 NPR이 돈을 주고 에세이를 구입하는 학생들의 부정 행위가 심각하다고 보도<본지 4월16일자 A-6면>한 가운데, 에세이 대리 작성 회사와 개인에게 문의해 본 결과 한인 학생들의 에세이 구입 실태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먼저 B업체. 이 업체는 미국 대학 영어 리포트 대행 및 영어 관련 과제 작성 등을 광고하고 있었다.

"퀄리티나 비밀은 보장되죠?"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가 전문적으로 써주고요. 외부 누설 없어요. 일단 교수가 준 에세이 주제나 지침 같은 거 보내주면 견적 뽑아드려요. 4~5일 정도 걸리고 한국어로 쓴 걸 단순 번역만 하는 건 조금 더 싸고요. 나중에 점수 받았는데 'C' 나오면 계약금의 20%는 환불해드립니다."

심지어 맞춤형 서비스도 있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등 신청자의 교육 기관 수준에 따라 에세이 또는 논문 작성이 진행되는 것이다.

C업체는 "요즘 교수들은 학생들의 에세이 내용이나 수준만 봐도 표절인지, 대리 작성을 했는지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며 "(신청자와) 10년 넘는 경력자와 충분히 면담을 한 뒤 학업별 난이도나 평소 성적, 전공별 특성까지 고려해 작성한다"고 말했다.

D업체는 '에세이를 대필하는 것은 불법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글의 저작권은 100% 고객의 소유다. 따라서 저작권을 사고 파는 것은 불법이 아니며 구입한 글의 모든 권한은 구입자에게 있다"고 언급했다.

시간에 쫓기는 경우 얼마든지 24시간 내 급행 서비스도 가능했다.

업체 측은 "단어당 10~19센트로 저렴하고 (1일 이내) 급행 처리도 가능하다. 이메일로 파일을 보내주면 30분 이내 구체적인 견적·납기 가능일을 알려줄 수 있다"고 했다.

대개 에세이 대리 작성 기관을 통해 서비스를 받는 절차는 매우 간단했다. 과정을 요약해보면 ▶문의 ▶견적 조율 및 작업 마무리 시기 결정 ▶계약에 동의할 경우 입금 ▶에세이 수령 등 수일 내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심한 한인 학생일 경우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에세이 대리 작성을 의뢰할 수 있는 셈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UC계열 대학에 재학중인 김모씨는 지인을 통해 2번 에세이 대리 작성을 부탁한 적이 있다.

김씨는 "수업을 4~5개씩 듣다 보니 워낙 과제가 많고 시험 때와 겹치면 너무 바빠지기 때문에 돈을 주고 부탁했었다"며 "흔히 영어가 힘든 유학생이 에세이 대리 작성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영어와 관계없이 한인 2세나 미국 학생도 과제 부담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 측에서는 이런 이슈를 '부정 행위'로 간주하고 적발시 퇴학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한 예로 UCLA 학생 행동 규범 조항에 따르면 표절은 타인의 아이디어, 디자인, 데이터 등을 몰래 사용하는 것뿐 아니라 의도가 있든, 없든 돈을 주고 제3자의 저작물을 구입한 행위까지 포함한다.

UCLA 일라인 슈미트 언론담당은 "모든 과제의 원저작물(original work)은 반드시 학생이어야 하며 그 외 모든 부정 행위는 학교 규정상 용납하지 않는다"며 "현재 UCLA 교수들은 하나 이상의 표절 색출 관련 프로그램을 사용해 학생의 과제를 검사하고 있으며, 만약 에세이를 보다가 조금이라도 의심이 갈 경우 교수가 'F 학점' 또는 징계를 내리는 건 전적으로 교수 재량이며 그 어떤 이유에서도 학생의 항소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LA지역 한 변호사는 "만약 대리 작성 문제가 법적으로 불거진다면 돈을 받고 에세이를 써준 제3자 역시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생길 수 있다"며 "이번 미국 대입 비리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돈이 오가는 등 공모 혐의 등이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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