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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편승 '얌체 기업' 기승

김아영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김아영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4/18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9/04/17 16:29

KOTRA IP 데스크 보고서

뉴저지주 파라무스 아웃렛의 무무소 매장.[사진 뉴욕 KOTRA]

뉴저지주 파라무스 아웃렛의 무무소 매장.[사진 뉴욕 KOTRA]

무무소가 판매하는 만화 캐릭터 상품 중 일부는 한국 인기 캐릭터와 매우 흡사하다.

무무소가 판매하는 만화 캐릭터 상품 중 일부는 한국 인기 캐릭터와 매우 흡사하다.

중국 업체 "한국서 영감" 홍보
소비자 눈속임 의도 다분해

유사 상품·캐릭터 도용 문제
타국서 처벌 받고 미국 진출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자 이에 편승하려는 가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뉴욕·뉴저지주에 "한국의 패션 트렌드에서 영감을 얻었다(Inspired by Korean fashion trends)"고 홍보하는 중국계 기업이 매장을 열어 이에 대한 법적 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뉴욕지식재산센터는 16일 발표한 '한류 편승 중국기업 MUMUSO의 미국 내 영업행태에 대한 위법성 분석 보고'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한류 편승' 혹은 '한류 위장' 외국계 기업이 증가 추세에 있다"며 지난해 한국에서 KOTRA가 주관한 IP 보호 콘퍼런스에서 대표적인 '짝퉁 한국매장' 사례로 소개된 중국 소매유통체인 MUMUSO(무무소)의 뉴저지주 파라무스 매장을 집중 분석했다.

이니스프리 진품 패키지(왼쪽 사진)와 무무소 파라무스 지점에서 판매 중인 이니스프리 유사 제품. [사진 뉴욕 KOTRA]

이니스프리 진품 패키지(왼쪽 사진)와 무무소 파라무스 지점에서 판매 중인 이니스프리 유사 제품. [사진 뉴욕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무무소는 2014년에 설립된 중국 기업으로, 한글로 '무궁생활' 혹은 'KOREA'라고 적힌 매장 간판을 내걸고 개장 행사에 한복을 입은 직원들을 배치하는 등 한국 기업인 듯한 인식을 심어주는 홍보 활동을 했다. 또 매장에서 K팝을 들려주면서 한국의 유명 브랜드 상품을 모방한 중국산 화장품·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는 KOTRA와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당국의 조사 끝에 현지 공정경쟁법·지식재산권법·전자상거래법·소매체인점 등록 규제·제품표시 규정 등을 대거 위반한 정황이 포착돼 벌금형과 함께 일부 제품 철수 명령 등 행정 처벌을 받았다.

한글·원산지 호도 '짝퉁 한류' 상품은 소송 가능

원고의 상업 피해 증명하고
배상 가능한 것도 입증해야
KOTRA, 한국 기업 소송 지원


17일 현재 웹사이트에 따르면, 무무소의 미국 매장은 뉴욕주 버팔로와 웨스트 나약, 뉴저지주 파라무스 등 총 세 곳이다.

KOTRA IP데스크의 자체 조사 중 이뤄진 뉴저지주 파라무스 매장 방문 당시에는 매장에서 K팝을 틀거나 원산지 호도가 의심되는 정황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매장 간판에는 'KR'이라는 표기로 한국 기업인 듯한 인식을 심어주고 있으며 일부 제품에 'designed in Korea'라는 문구를 기재해 한류 상품으로 포장하려는 시도는 포착됐다.

KOTRA 직원이 직접 무무소 파라무스 지점에 방문했을 당시, 한국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인기 제품 '화산송이 모공 폼 클렌징' 제품과 매우 유사한 패키지를 선보이는 제품도 진열돼 있었다고 한다. 무무소 공식 홈페이지에는 카카오톡의 인기 캐릭터와 매우 유사한 모습의 캐릭터 상품들도 게재돼있다.

KOTRA는 "무무소가 2014년 11월에 '(주)무궁화라이프(MUMUSOKR CO.)'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법인 설립 등기를 완료했지만 웹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본사는 중국 상하이에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 본사와 한국 법인이 서로 위탁관계 계약을 맺고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에 등록 돼있는 연방상표 '무궁생활'과 'MUMUSO .KR', 그리고 현재 출원 중인 'MUMUSO.KR'은 한국 법인의 소유로 기록돼 있다.

KOTRA는 보고서에서 "한류에 편승해 홍보 효과를 누리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홍보하거나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 자체를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에서 ▶연방상표로 등록된 제3자의 상표나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상표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제품의 포장·용기 등)를 도용해 상표권을 침해하거나 ▶비록 연방상표로 등록돼있지 않더라도 제3자가 적법하게 소유하고 있는 상표나 트레이드 드레스를 무단으로 사용해 상표권을 침해하거나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하거나 ▶허위 홍보를 한 경우에는 이를 제재할 수 있다.

허위 홍보 주장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뉴저지주의 경우 ▶피고가 제품·서비스에 대한 거짓 혹은 호도하는 정보를 제공할 것 ▶문제의 정보가 실제로 목표 소비자층의 상당수를 기만했거나 그럴 소지가 다분할 것 ▶원고가 매출 또는 신용 면에서 손해를 입을 위험이 높을 것 등 5가지 입증 요건이 필요하다.

반면 뉴욕주의 경우 ▶거짓 홍보이거나 소비자를 호도 혹은 혼동 시키고 ▶전달하는 허위 정보가 제품.서비스의 본질 혹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끼칠 중대한 품질에 대한 것임을 증명해야 한다.

뉴욕 KOTRA IP데스크의 박다미 변호사는 무무소의 경우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무궁생활 등의 상표가 한국 법인이 소유하고 있으므로 분명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제품 포장에 한글을 많이 쓰거나 원산지를 호도하는 경우에는 법적 제재가 가능하며 다른 브랜드와 유사한 패키징을 하는 경우도 상표권침해(불공정경쟁행위)로 소송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판례에 따르면, 미국에서 불공정경쟁 행위에 대한 제소 적격(standing·소송을 제기할 자격)은 ▶피고의 기만적인 행위가 원고에게 손해를 끼쳤고 ▶원고는 명망이나 매출 면에서 상업적인 피해를 입었으며 ▶해당 피해가 사법적 구제를 통해 배상 가능하다는 점을 모두 입증할 경우에만 주어진다. 다만, 원고가 반드시 피고의 경쟁자여야 할 필요는 없다.

박 변호사는 "'짝퉁'한류 상품이나 허위 홍보로 손해를 입은 지역 한인 소상인의 경우, 위의 제소 적격 요건을 충족하는지 전문가의 법률검토를 받아볼 필요가 있으며, 대안으로 오리지널 상품을 제조.공급한 한국 기업 본사에 제보해 기업이 직접 소송에 나서도록 협조하는 방편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KOTRA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지식재산권 관련 경고장 또는 소송장 수령 시 대응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률 비용을 일부 지원한다. 지원금은 건당 1만 달러로, 연 최대 3회까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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