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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센세이셔널" 극찬···한국인 첫 세계 1위 바리스타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4/18 14:02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 1위 전주연씨



바리스타 전주연이 지난 14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에서 추출한 커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





"평범함을 깼다."
지난 11~14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에서 1위를 차지한 전주연(32)씨는 이렇게 말했다. 전씨는 "인테리어 연출부터 프리젠테이션 주제, 심사위원과 커뮤니케이션 등을 파격적으로 꾸몄다"고 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주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





참가 선수는 3개의 테이블을 쓸 수 있는데, 낮은 테이블을 택해 심사위원들이 테이블에 걸터앉아 나를 마주 보게 했다. 선수와 심사위원이 아니라 바리스타가 소비자를 응대하는 것처럼 꾸몄다. 전씨는 "심사위원들이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시연'이라며 '센세이셔널하다', '힙(Hip)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올해 20회째 열린 WBC엔 각국에서 예선을 거친 55개국 국가대표 바리스타가 경합을 벌였다. 예선까지 합치면 참가 선수는 약 3000명에 달한다. 17일 미국 뉴욕에 있는 전씨와 전화 인터뷰했다.



바리스타 전주연이 지난 14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에서 심사위원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





WBC는 단순히 커피를 잘 뽑는 사람을 가리는 대회가 아니다. 5명의 심사위원에게 에스프레소·밀크음료·첨가음료 커피를 각 4잔씩 제공하며 '내가 가진 커피 철학'을 15분 이내에 설명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예선·준결승·결승 세 번 거친다. 지난해 한국 대표로 참가해 14위에 그친 전씨는 올해 '탄수화물이 커피의 향미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를 들고 나갔다.

전씨는 "탄수화물은 커피의 단맛을 결정하는 요소다. 그만큼 밸런스가 중요하다"며 "바리스타들도 생소한 주제라 그런 지 심사위원들도 집중해서 들었다. 탄수화물이 풍부한 콜롬비아산 커피를 선택한 것도 적중했다"고 말했다. 커피는 지난해 직접 방문해 산 라팔마 엘투칸 농장의 '씨드라' 품종을 선보였다. 말린 자두와 말린 포도 향이 나는 풍미가 좋은 커피로 지난해 산지를 방문해 직접 테이스팅을 거쳤다. 대회용 커피는 생두가 아닌 볶은 커피를 가져간다.

WBC로 가장 유명해진 바리스타는 2003년 우승한 폴 바셋(호주)이다. 이후 매일유업은 폴 바셋과 로열티 계약을 맺어 한국에 카페 전문점 '폴 바셋'을 냈다.

폴 바셋처럼 '전주연' 카페가 생겨날까. 전씨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스페셜티 커피를 하는 사람은 개인이나 소속 카페의 수익보단 산지 농부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농부는 좋은 커피를 생산해 제값을 받고, 바리스타는 농부로부터 좋은 생두를 얻는 게 목적"이라며 "앞으로도 개인 브랜드 카페보다는 산지 농부와 협업에 더 열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폴 바셋 카페 브랜드는 한국에만 있다. 또 WBC는 애초 상금이 없다. 명예만 있을뿐이다.

2002년부터 WBC에 참가한 한국이 우승을 차지한 건 처음이다. 커피 업계는 "한 명의 바리스타 덕에 한국 커피의 위상이 높여졌다"고 평가했다. 김용덕 테라로사 대표는 "폴 바셋이 우승할 당시 WBC는 작은 대회였다. 지금은 규모나 위상이 그때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며 "전 세계 커피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종호 한국커피품평협회장은 "모든 게 영어로 진행되는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게 더 의미있다. 한국 바리스타의 수준이 여러 면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지난해 런던 대회에 나가기 전 두 달 정도 어학연수를 했다. 한국 밖에서 공부한 건 그게 전부다. "많은 사람이 보는 가운데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하는 게 가장 어려웠지만, 한국에서 많이 준비해간 덕에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바리스타 전주연이 부산 스페셜티 커피 카페 '모모스'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 모모스]





전씨는 대학 2학년 시절 카페 '알바'로 커피에 입문해 월드챔피언십 우승을 거머쥐며 십여년 만에 '거위의 꿈'을 이뤘다. 졸업 후 부산의 스페셜티 커피전문점 '모모스'의 창업 멤버로 합류해 스페셜티 커피라는 한 우물만 팠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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