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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뮬러 특검 임명 소식에 "내 대통령직 끝장, 망했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4/18 14:31

뮬러 특검보고서 448쪽 '편집본' 이날 일반 공개
뮬러 임명 보고에 의자에 털썩 주저 앉으며 탄식
법무장관, "특검의 '법적 이론'에 동의 못해" 논란
민주, "특검과 장관의 판단 달라", 뮬러 청문회 추진
트럼프는 트윗에 '게임은 끝났다" 패러



18일(현지시간) 일반에 공개된 물러 특검 보고서 편집본. 국가기밀이나 공개가 부적절하다고 미 법무부가 판단한 부분은 검게 칠해진 채 공개됐다.





"오 마이 갓(맙소사). 끔찍하다. 이것으로 내 대통령직도 끝장이다. 망했다(Oh my God. This is terrible. This is the end of my Presidency. I'm fucked)."

2017년 당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으로부터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특검으로 로버트 뮬러가 임명됐다는 소식을 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 같은 말을 내뱉으며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18일(현지시간)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뮬러 특검 보고서 중 공개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된 내용을 검게 칠해 삭제한 448쪽자리 편집본에서 세션스 장관의 비서실장이었던 조디 헌트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바 장관은 이날 의회에도 '편집본'을 제출했다.

편집본에 따르면 트럼프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세션스 장관에게 격노하며 "제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있느냐. 모든 사람들이 내게 '독립적 특검이 생긴다며 당신의 대통령직은 끝장날 것'이라 말한다.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내게 일어났던 일 중 역대 최악이다"며 추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뮬러 특검의 존재에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우려한 것은 물론 '최악의 사태' 까지 각오했던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직후인 지난 2017년 5월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 의해 임명됐었다.


이날 공개된 뮬러 특검 보고서 전체 내용을 보면 지난달 25일 바 법무장관이 4쪽짜리 요약본을 발표하며 "특검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가 공모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선 유무죄 판단을 유보했다"고 주장한 것과는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

로이터와 AP는 "특검은 트럼프의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 기소 판단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의혹이 없는 것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해석했다. AFP도 "뮬러 특검이 '트럼프는 무혐의'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






바 장관은 이날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해 10개의 사례를 검토했지만 나와 로즌스타인 부장관이 검토한 결과 뮬러 특검의 일부 '법적 이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검이 내린 결론이 바 법무장관을 거치면서 일부 수정돼 발표됐을 가능성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 하지만 바 장관은 구체적인 추가 언급은 피했다.

뮬러 특검팀은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법률적 판단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특검은 보고서에서 법무부 측이 "헌법상 현직 대통령은 기소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이와 별개로 대통령에 대한 연방정부의 형사고발은 대통령 권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특검은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잠재적으로 판단하는 결과가 되는 접근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당시 돈 맥갠 백악관 법률고문을 통해 뮬러 특검을 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맥겐 고문은 후폭풍을 우려해 트럼프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스스로 사임했다. 당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을 해임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한 뉴욕타임스 등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지만, 백악관 대변인의 해명이 '가짜 해명'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날 편집본이 발표되자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왼쪽)과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사법방해 혐의에 대한 뮬러 특검의 판단과 바 장관의 판단이 분명하게 대조된다"고 주장했다. 하원 법사위원회와 정보위원회도 다음달 23일 뮬러 특검에게 청문회에 출석할 것을 요청하는 등 '뮬러 특검 청문회'를 통해 공세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편집본이 공개된 뒤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을 패러디해 "게임은 끝났다"고 일축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검은 코트를 입은 트럼프 대통령의 뒷모습, 그리고 그 위에 '게임 끝(Game Over)'라고 쓴 이미지를 올렸다. 이미지 왼쪽 상단에는 '(러시아와의)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는 문구를 새겼다. '왕좌의 게임' 포스터에 들어가는 문구와 디자인을 이용해 자신의 무죄와 '게임'이 끝났음을 강조하며 승자의 여유를 부린 것이다.


트럼프는 이어 이날 부상장병 격려 행사에서의 모두발언을 통해 "난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고 한다. 이런 장난질(특검 수사)이 다른 대통령에겐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특검 수사가 개시된 경위에 대해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경우에 따라선 민주당에 대한 역공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바 장관은 부인했지만, 법무부와 백악관 간 보고서 발표를 둘러싼 사전조율 의혹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 "(발표 내용에 대한)백악관의 사전검열이 있었으며 대통령 변호인단이 보고서에 대한 반론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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