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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제사상에 오른 초코파이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한 장면.

북한군 오경필(송강호) 중사:(초코파이를 입에 넣으며) 거저 우리 공화국에서는 왜 이런 거 못 만드나 몰라? 응?

한국군 이수혁(이병헌) 병장:형, 안 내려올래? 초코파이, 배 찢어지게 먹을 수 있잖아?

오경필 중사:어이, 이수혁이. 잘 들어두라우. 내 꿈은 말이야. 언젠가 우리 공화국이, 남조선보다 훨씬 더 맛있는 과자를 만드는 기야. 알갔어? 기때까진 어쩔 수 없이 이 초코파이를 그리워할 수 밖에 없어….



군대 훈련병 시절, 첫 가족면회 날이 또렷이 기억난다. 고기, 김밥, 통닭 등등 푸짐했다. 제일 먼저 집은 것은 초코파이. 몇 봉지를 까먹었는지 모른다. 그걸 먹으러 종교행사에도 참석하기도 했다. 군대에서는 '초코파이교'라는 종교가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 초코파이가 제사상에도 올랐다. 베트남에서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판매된 초코파이(오리온 제품)는 무려 6억 개(920억 원). 한국서 판매된 3억7000만 개(830억 원)를 뛰어넘었다. 1995년 베트남에 처음으로 수출된 지 24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대학입학 자격시험이 치러지는 날, 현장에서 수험생들에게 초코파이 30만 개를 나눠주기도 했단다.

원조 초코파이는 1974년 동양제과에서 '오리온 초코파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발매했다. 뒤를 따라 여러 제과회사에서 다양한 초코파이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초코파이는 테네시주 채터누가 시의 베이커리에서 생산된 '문파이(Moonpie)'를 벤치마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때론 카페모카로 마실 수도 있단다. 커피믹스를 뜨거운 물에 푼 다음 초코파이를 넣고 저어주면 끝. 마시멜로가 우유 역할을 해준다고 한다.

지금도 마켓에 가면 초코파이 진열된 곳으로 따뜻한 눈길이 간다. '그래, 우리 친했었지…'. 정(情).


김석하 논설위원 kim.sukh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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