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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수학’을 필요로 한다”

민주당 대선후보 도전 대만계 ‘앤드류 양’
애틀랜타 집회서 4차산업혁명 후보 공언
“대량실직사태 대비, 기본소득 보장해야”

“미국이 얼마나 병들었길래 도널드 트럼프처럼 자아도취에 빠진 리얼리티 텔레비전 스타에게 기회를 줬을까. 암울했다. 그래서 숫자를 한번 파봤다”.

18일 피드몬트 공원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앤드류 양 민주당 대선 후보가 ‘수학’이라고 쓰여진 모자를 쓰고 연설하고 있다.

18일 피드몬트 공원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앤드류 양 민주당 대선 후보가 ‘수학’이라고 쓰여진 모자를 쓰고 연설하고 있다.

18일 미드타운 피드몬트 공원에서는 5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대만계 아시안으로서 민주당 대선 후보에 도전하는 앤드류 양의 첫 애틀랜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 ‘수학’ 이라고 쓰인 야구모자를 어린 아이처럼 챙이 하늘을 향하게 올려 쓴 앤드류 양이 “숫자”나 “수학”이란 말을 꺼낼 때마다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지지자들의 손에 들려 있는 플래카드에도, 티셔츠와 모자에도 ‘MATH’(수학)이라는 단어가 돋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녀(힐러리)를 감옥에 쳐넣어라(lock her up)”로 히트를 쳤다면 앤드류 양의 18번은 ‘수학’이다.



양 후보와 지지자들에게 ‘수학’은 과학기술의 언어이자 발전의 원동력인 동시에, 20세기식 사회, 경제 질서의 지각변동을 상징한다. 또, 감정과 이념을 초월해 회피할 수 없는 변화에 대응하는 이성과 합리성을 대변한다.

양 후보의 공약은 월 1000달러의 ‘보편적 기본소득’(UBI)이다. 생산설비의 자동화로 “2015년까지 이미 400만개의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증발했고, 앞으로 12년 후면 현재 고용상태의 미국인 3분의 1이 실직할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근본적인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소득 분배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유도 결국은 제조업이 쇄퇴한 중서부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의 대량 실직 사태로 백인 저소득층의 사회적 불만을 득표 전략으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양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우리 나라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하고 다녔다. 그런데 당시 민주당의 대응을 한마디로 말하면 ‘아냐, 네가 몰라서 그렇지 나라는 멀쩡해’였다”며 “트럼프가 문제를 정확히 짚었지만, 그가 제시한 해결책이라곤 과거로의 퇴보에 불과했다. 4차 산업혁명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는데 이민자들을 탓하고 앉아있 게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가”라고 주장했다.

앤드류 양은 반복적 업무 비율이 높은 저숙련 저임금 일자리일수록 자동화 대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량 실직은 불보듯 뻔하고, 소비 주체가 줄어들면 지금의 자본주의 시장 구조은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자동화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기업들에게 부가가치세(VAT)를 걷어 노동자들에게 기본 소득을 보장해야만 경제를 지탱할 수 있을 거란 설명이다.

앤드류 양은 “앞으로 내 나라에 어떤 위기가 닥쳐올지 뻔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워싱턴은 딴청만 피우고 있고, 나는 도저히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어 정치 첫 걸음부터 대통령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가로서는 그는 전통적인 ‘백인 남성’의 리더십 즉, 강하고 야욕적이며 근엄한 모습 보다는 가볍고 유머스럽지만 편안하고 합리적인 스타일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의 근엄함이 최고조에 달하는 국정연설에서 “나는 파워포인트로 연설하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다”고 장담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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