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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조양호 회장을 추모하며

채수호 / 자유기고가
채수호 / 자유기고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4/20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19/04/19 16:51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4월 8일 캘리포니아 그의 별장에서 향년 7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3월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박탈당한 지 11일만의 일이다. 올 초부터 신병치료 차 미국에 머물고 있던 조회장은 서울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도 참석할 수 있을 정도로 병세가 호전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산업 발전과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헌신해 온 원로 기업인 한 분이 아직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에 너무도 급작스럽게 타계하여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고있다.

지난 1992년 부친인 조중훈 창업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조양호 회장은 합리적인 경영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사세를 크게 확충시킴으로써 대한항공을 명실공히 세계 일류 항공사로 발전시켰다. 그는 사업경영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정보통신 발전과 스포츠 진흥, 국제친선 등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국가적인 사업에 앞장서 뛰었으며 지난 해 성공적으로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이룩한 빛나는 업적들은 요 몇 년사이 계속해서 일어난 가족들의 이른바 '갑질행태'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모두 가려져 버리고 조 회장 가족은 일가 전체가 모두 공공의 적인양 언론과 여론의 무자비한 난도질을 당해왔다. 갑질 파동의 장본인인 두 딸과 부인뿐 아니라 조회장 본인에 대한 여론마저 나빠져서 최근에는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제복을 입고 광화문 네거리에서 조회장 퇴진을 외치는 시위까지 벌였다.

대한항공은 태극마크를 달고 전 세계의 하늘을 누비고 다니는 민간외교의 첨병이다. 조중훈 창업회장은 1969년 박정희 대통령의 적극적인 권유를 받고 적자 투성이였던 국영 대한항공공사(KNA)를 인수했다. 당시 대한항공공사는 국내선과 몇몇 한일 노선에만 운항하는 소규모 지역항공사였다. 대한항공은 민영화 된 지 불과 3년만에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태평양 노선을 개설하였다. 태극날개 대한항공이 태평양을 건너 처음 LA공항에 도착했을 때 우리 미주 교민들은 마치 조국을 대하는 듯 벅찬 감격을 느꼈으리라.

대한항공은 현재 164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43개국 123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으며 특히 화물수송과 객실서비스 부문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대한항공을 세계적인 일류항공사로 키워내는 데는 누가 무어라해도 조중훈 창업회장과 조양호 회장의 공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창졸간에 유명을 달리한 조양호 회장의 영전에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

오늘로 제가 오피니언 지면에 글을 써 온지 만 12년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보다 젊고 참신한 필진들을 위해 오피니언 난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의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과 오피니언 담당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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