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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의 시사분석] 시카고의 양면성

최근 시카고와 관련된 자료 두 가지를 접했다. 하나는 센서스 자료로 시카고 메트로폴리탄 인구가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났다는 것. 수년간 같은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새로운 소식은 아니지만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또 한가지는 작년 시카고를 찾은 여행객이 증가했다는 통계 수치였다. 시카고 시장실에서 내놓은 자료인데 2018년 한해 동안 시카고를 방문한 사람이 5,760만명으로 집계됐고 이는 시카고 역대 최고치다. 비율로 보면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여행객이 시카고로 들어와 호텔과 식당, 교통, 문화 생활 등에 지출하는 비용 등을 생각하면 지역 경제에 당연히 큰 도움이 되는데 여행객 숫자가 늘었다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다.

시카고 인구 증감 현황의 경우 주위에서 시카고를 떠났거나 이주를 고려하는 경우를 종종 봤기에 예상했던 바다. 그 원인에 대해서 인구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내놓은 몇가지를 살펴보면 우선 남부지역에 밀집된 흑인들이 시가 아니라 외곽으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있다. 만성적인 치안 불안과 일자리 감소, 재개발 등으로 인해 입지가 줄어든 흑인 주민들이 시카고를 등진다는 설명이다.

또 자연발생 인구도 줄어들고 있다. 평균보다 높은 출산율을 보인다고 여겨지는 20대 히스패닉 여성의 경우 출산율이 큰 폭으로 줄었다는 통계자료도 있다. 그 뒤로 세계 각지에서 시카고로 유입되는 이민자들 숫자도 역시 떨어졌다. 시카고 이민자 그룹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멕시코 이민자들이 최근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 대표적이다. 은퇴자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이사 가고 세율 부담이 적은 타 도시로 이주하는 청년세대 역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반면 시카고를 찾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은 인구 감소와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시청에서는 맥코믹플레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대형 컨퍼런스 참가자가 300만명을 넘는 등 컨벤션 산업의 활황세를 주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이로 인해 관광업 종사자의 숫자가 작년 1.2% 늘었고 2011년 이후로 이 업종에서 2만2000개의 일자리가 늘었다는 자료도 덧붙였다. 전년 대비 호텔방 수요 역시 4.3%, 객실 점유율 75.4%, 객실료 4.6%, 호텔 매출 9.1% 증가 등도 나타났다. 이로 인해 시가 일년간 거둬들인 호텔 세금만 1억400만달러였다.

시카고 관광객 증가와 관련한 통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 관련 자료. 해외 여행객 숫자도 작년 늘었는데 2018년 첫 11개월만 기준으로 했을 때 이중 브라질에서 온 관광객이 16.2%, 영국 14.1%, 이탈리아 10.9%에 이어 한국 여행객이 9.2%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는 시카고로 들어오는 직항기를 통해 시카고로 유입되는 승객을 집계한 것인데 이를 통해 보면 한국에서 온 여행객 숫자가 작년 기준 네번째로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이 된다. 증가세만 있지 구체적인 숫자가 없는 점은 아쉽지만 한국에서 온 여행객이 늘었다는 점은 분명한 셈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 3대 도시 시카고는 이런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한쪽은 분명 우울한 소식이지만 그 속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신뢰할만한 자료라면 어느 쪽을 바라볼지, 무엇을 강조해서 볼지는 각자 선택의 문제다. 시카고는 향후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는 어쩌면 이 두 자료 중 무엇에 집중하고 어떻게 자원을 쏟는지에 달린 것은 아닐까.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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