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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하루살이의 꿈

채 여름도 아닌데 하루살이가 축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천둥과 폭우로 나무가 뽑히고 흙이 쓸려나더니 다시 며칠을 세찬 바람으로 지붕을 날려버리곤 했는데 하루살이는 그 작은 몸매로 어떻게 살아남았나 어림이 안 간다.

빛 줄기를 타고 돌고 도는 먼지처럼 춤을 추고 있다. 아마도 노래를 부르고 있을 듯도 하다.

'하루살이의 노래'다. "내일은 없다/ 어제는 있었는가/ 오늘을 말하지 마라/ 춤추고 마시며 오늘은 즐긴다./ 아까는 지났고 이따 가는 모른다 아침도 저녁도 모른다/ 하루의 길이도 모른다"

외로움도 무서움도 미워함도 모른다는 하루살이의 하루와 고뇌의 100년 인생살이의 차이를 누가 말해 줄 수 있을까 아득하기만 하다. 하루살이의 마음은 깨끗이 비어있고 그들 세계에는 주머니가 따로 있을 리 없다. 한데 나의 반바지는 주머니가 여섯 개나 있다. 주머니마다 채울수록 짐에 눌려 허덕이게 될까 겁난다. 시기, 모략, 전쟁 등의 무거운 짐이 널려있다. 얻어들은 쥐꼬리 지식으로 위인 인체하고 잔돈 긁어 주머니 차고 배를 내밀기도 한다.



하루살이는 기쁨만을 느끼는 작은 머리를 갖고 서로에 즐겁다. 슬픔도 창조하는 큰 머리통을 갖고 있는 우리는 겸손과 사랑과 남을 배려할 줄도 알고 있다. 재산은 소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용하기 위해서 있을 뿐이다.

가난하면 착해진다는 진리는 어느 다른 진리에 방해받지 않을 터이다. 하루살이와 인생살이의 꿈을 따지고 견줘보려다 자못 말 많은 영감이 될까 이만 접어야겠다.


지상문 / 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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