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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클리닉] 밥만 먹으면 속 쓰림에 신물이....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4/20  7면 기사입력 2019/04/22 07:26

소화 기관 중 하나인 식도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문제로는 위산의 역류에 근본을 두는 여러 질환을 들 수 있다. 역류(reflux)는 위에서 분비된 염산이 식도를 타고 거꾸로 올라오면서 식도를 자극하여 여러 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단순한 역류 증세로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식도염, 식도 궤양, 이로 인한 합병증은 물론, 식도암에 이르기까지 역류성 문제에 근거를 두는 질환은 다양하다.

물론 확실한 검진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상담 및 검진이 필요하다. 이러한 검진 과정에서 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에는 단순한 역류일 확률이 높다. 증세가 오래 지속되거나 악화되어 통증이 있고 구토나 식욕 부진 및 체중 감소가 있다면 전문의에게 정밀 검사를 받기를 권한다.

위산 역류와 속 쓰림

정상인의 경우에도 식도 하부의 괄약근이 수시로 이완하기 때문에 약간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은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다. 그러나 역류의 정도가 지나칠 경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지어는 식도염이나 궤양 등으로까지 발전할 수도 있다. 식도염이 오래 지속되면 식도 아래 부분의 점막이 변하고 이런 상태로 방치해 두면 식도암으로까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즉 위.식도 역류증의 합병증으로는 식도염(esophagitis), 식도 궤양(esophageal ulcer), 식도암(esophageal cancer)을 들 수 있다.

역류의 주요 증상으로는 속쓰림(heartburn)이 있는데, 대부분 목과 명치 사이에서 느끼는 쓰리거나 타는 듯한 불편함을 말한다. 공복 시에도 그렇지만 식후 20분쯤에 역류 증상을 느낄 수가 있다. 이러한 증상의 주요 원인은 위에서 분비되는 염산이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횡격막을 거쳐 산에 약한 식도 점막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역류에 대항할 수 있는 요소로는 횡격막에 자리 잡고 있는 괄약근의 정상적인 운동, 식도의 고유 운동성 및 위산에 대비할 수 있는 식도 점막 자체의 방어력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보호 매커니즘이 약해졌을 때 역류로 빚어지는 여러 병리 현상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역류가 심하지만 전혀 속쓰림 증세는 없고 단지 목이 약간 막혀있거나 조여 있는 증세도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왼쪽 가슴의 심장부위에서 통증을 느껴 협심증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한밤에 응급실에서 '가슴 아프다'는 말로 죄 없는(?) 심장 전문의를 깨우는 일도 많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실질적인 증상과 역류의 정도는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즉 환자의 역류가 많더라도 자신이 느끼는 증세는 없을 수 있으며, 비교적 산의 분비와 역류가 적은 편이라도 증세가 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속이 자주 쓰리다고 해서 반드시 식도염이 있는 것은 아니며 증세가 경미하다고 해서 식도염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즉 환자가 느끼는 증세는 체내의 유기적 현상을 반드시 반영하지는 않는다.

기초 검진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되거나 증세가 심각할 경우에는 전문의를 통하여 식도 위장 조영술 및 내시경 검사를 받아 본다. 특히 내시경을 통해서 직접 식도 점막 부위를 살펴보고 필요에 따라서는 조직 검사도 겸하여야 한다. 이외에도 식도 안으로 얇은 튜브를 삽입하여 환자의 증상과 산성의 농도를 직접 비교하는 검진 방법도 있다.

역류증을 고치는 생활 습관

역류증을 가져다 주는 위.식도 증후군이야말로 현대인의 잘못된 생활습관에 근원을 둘 수 있다. 역류성 질환의 치료 목표는 환자의 증상을 경감시키고 위.식도 역류의 빈도와 재발 확률을 감소시키는 데 있다. 궤양이나 심한 염증으로 인해 손상된 점막이 있으면 이를 치료하고 합병증은 예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위산 및 염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물질을 식도로부터 멀리해야 한다. 대부분의 역류 현상은 우리의 그릇된 식사 습관에서 초래되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 습관을 한번쯤 심각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맵고 지방질이 많은 음식, 감귤류 주스, 초콜릿, 민트, 커피, 콜라, 주류)과 담배 등은 피해야 한다. 둘째, 저녁 식사는 가능한 한 소식을 하고, 식사 뒤 두 세 시간 동안은 자리에 눕지 않는다. 셋째, 침대의 머리 부분을 10cm 정도 높여 주는 것도 산의 역류 현상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위산 분비 억제제(PPI-proton pump inhibitor)와 그 종류

약물 치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증상이 경미할 경우에는 제산제를 사용하여 산을 중화시키는 기전으로 위.식도를 보호할 수 있다. 증상이 제산제로 조절이 안 될 경우에는 위산 분비 억제제를 사용한다. 위산 분비 억제제는 소화기 내과 임상 분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의 종류이기도 하다. 점막에 손상이 생겼을 경우 위산 분비는 점막의 치유를 더디게 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함으로써 위의 점막을 보호하고 손상된 세포들의 재생을 돕는 것이다.

위 점막에 있는 벽세포는 산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세포의 세포벽에 있는 프로톤 펌프를 통해 염산이 분비된다. 또한 이 세포는 혈관과 점막에 있는 여러 종류의 호르몬 및 화학 물질 등에 의해 위산 분비가 조절된다. 이들 중 히스타민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위산의 과다 분비를 막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나 두 가지 종류의 원리를 이용한 약제가 많이 사용된다.

첫 번째는 항히스타민제로서 타가메트.잔탁.액시드.펩시드 등의 제품을 들 수 있으며, 이들은 벽 세포가 위산 분비 촉진을 받지 않도록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 두 번째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로서 염산을 분비하는 작용 그 자체를 방해해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 프릴로섹.프레바시드.아시펙스.넥시움.프로토닉스.댁실랜트 등이 이 부류에 들며 이들은 항히스타민제보다 훨씬 강력한 위산 분비 억제 작용을 한다. 이외에도 점막 보호제와 위장관 운동 촉진제 등을 사용하여 위.식도 점막을 보호할 수 있다.

역류와 비슷한 증세를 유발하는 여러 질환도 고려해 볼 만하다. 다시 말해 환자의 증세가 역류 때문인 것 같지만, 위에 언급한 치료에도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환자의 문제가 위산의 문제가 아닌 다른 것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역류 증세와 비슷하게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심지어는 협심증을 의심할 정도로 가슴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질환으로는 식도의 근육 경련 질환들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식도 내압 검사와 같은 병태 생리학적 검사를 시행하여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과 식도 운동 기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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