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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행위 불감증'의 오해와 진실

[LA중앙일보] 발행 2019/04/23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9/04/22 20:47

[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학교 강력 처벌에 학생 반발
징계 기록 '평생 꼬리표' 떼려
소송 불사…장기간 법정싸움
부정행위 만연 유사사례 늘듯

교육계의 '부정 행위'와 관련한 논란이 이제는 법정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부정 행위를 강력하게 제재하려는 학교 측과 혐의를 부인하거나 징계 내용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학생 사이에서 법적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 사회를 뒤흔든 대입 비리 사건을 계기로 본지는 2회에 걸쳐 암암리에 자행되는 학생들의 에세이 대리 작성, 시험 족보 거래 등의 실태를 보도했다.

<본지 4월17일자 A-1면>

돈을 주고 성적을 사는 현실은 심각했다. 에세이 대리 작성 회사는 그럴싸한 홍보 문구로 성적 부담에서 해방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달콤하게 유혹했다.

하지만, 부정 행위가 적발될 경우 모든 책임은 해당 학생이 져야 한다. 그로 인한 징계 기록은 학생에게 있어 평생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그렇다 보니 각종 오해와 억측이 생겨나고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법적으로 대응하는 학생 역시 늘고 있다.

교육 관련법 전문 리처드 아셀타 변호사는 "최근 표절 등 재학중 부정직한 행위로 인해 징계 위기에 놓인 학생이 법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명백한 증거가 있어 징계를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이슈는 '흑과 백'으로 나눌 수 없는 애매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법적 절차를 밟는 케이스도 있다"고 전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트리니티칼리지를 졸업한 한 학생은 익명(john doe)으로 학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학생은 타학생의 과제물을 베껴서 제출한 혐의로 1학기 정학 처분을 받았었다. 이 학생은 소장에서 "당시 학교 측이 충분한 반론 또는 항소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학 처분을 내렸고 그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으로 공황 장애를 겪었으며 징계 기록 때문에 대학원 진학이나 구직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무려 5년간 법정 소송을 벌인 경우도 있었다. 최근 UC샌디에이고(UCSD) 학생이었던 조나단 도프먼은 학교 측과 벌인 5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부정행위 혐의를 벗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당시 도프먼은 다른 학생의 답안지를 베꼈다는 이유로 퇴학 처분을 받았지만 법원 측은 결국 증거 부족을 들어 학생의 손을 들어준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법정 공방은 비단 대학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지난 1월 뉴저지주 브랜든 클레어 학생은 대입 시험인 ACT 주관 기관을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ACT 평가기관은 클레어가 첫 번째 점수(만점 36점 중 21점)에 비해 두 번째(26점), 세 번째(25점) 시험 점수가 갑자기 높아졌다는 이유로 재시험을 요구받았다. 결국, 네 번째 시험에서 23점을 기록하면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피해와 시간적 손해를 두고 소송을 제기했다. ACT 기관의 지나친 억측에서 비롯된 안타까운 교육계의 현실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교육계에는 부정 행위와 관련한 논란이 언제라도 불거질 위험이 존재한다. 그만큼 '부정 행위 불감증'이 만연해 있다.

럿거스대학 조사(70개 학교·2만4000명 대상)에 따르면 학생 10명 중 6명(64%)은 부정 행위 경험이 있다. 또 절반 이상(58%)이 에세이 작성시 타인의 학업물을 표절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셉슨윤리협회가 고등학생 4만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3명 중 1명이 인터넷을 통해 숙제를 표절한 적이 있고, 절반 이상(59%)이 "부정 행위에 가담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과연 법이 이러한 토양을 갈아엎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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