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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정의 음식이야기]한식의 세계화(2)

트로이 정
트로이 정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4/23 21:43

중식의 세계화는 역사와 함께 한다. 차이니즈 디아스포라(Chinese diaspora•중국인의 대규모 이주)를 시작으로 더 많은 중국 노동인구가 미국으로 이동하였으며, 이들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자신들이 먹을 음식을 만들었다. 하지만 어떤 거창한 음식을 만들었겠는가. 먹어본 것 같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간장과 다른 양념으로 대충 만들었던 것이 지금 미국에서 먹고 있는 중식의 효시가 되었을 것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중식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1972년 닉슨대통령의 중국 방문이다. 이를 기점으로 중식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주부들은 이금기라고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바로 주부들이 가장 즐겨 쓰는 굴소스의 대부이다. 5대륙 100개국에서 하루 100만병 이상 팔리고 있는 히트중의 히트 상품이다. 이금기는 매해 국제 중식요리대회를 열어 중식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 굴소스는 중식의 거의 모든 재료에 아주 귀하게 쓰이는 재료이다. 특화된 소스 하나로 중식의 세계화를 이끄는 대표적 양념이다.

태국음식, 중국음식과 더불어 아시아 3대요리 국가, 인구 1억,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의 새로운 해외 생산기지, 예를 중요시하는 유교국가, 반미샌드위치를 수출하는 나라, 쌀의 천국, 보트피플이라는 신생단어를 탄생시킨 나라, 바로 베트남이다. 어찌 보면 베트남 역사와 한국의 역사는 닮은 것이 많다. 중국의 침략, 프랑스식민지, 일본의 통치, 세계 각국 열강들의 침략으로 인한 피해를 그대로 안고 가는 것까지 닮았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약 100만명의 베트남인들은 호주를 비롯 뉴질랜드, 미국으로 망명길에 오른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그렇듯 할 수 있는 것이 식당과 허드렛일 밖에 없었던 것은 베트남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월남식당을 하나 둘 오픈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배트남 거주지역인 리틀사이공에서 쌀국수를 전파시킨다. 그들은 쌀국수를 브랜드화하여 우리나라에도 월남 쌀국수를 처음 소개한 포호아를 글로벌브랜드로 론칭하고 세계최대 월남국수 브랜드로 성공한다.

이렇듯 맛있는 베트남 음식이 세계화가 되는 데에는 불행한 역사가 숨어있다. 미국의 서브웨이에서 파는 바케트빵의 원조가 월남 반미 샌드위치라고 하면 독자 여러분도 놀랄 것이다.

한국의 짜장면, 일본의 라멘, 미국의 찹수이, 도미니카의 차우판처럼 그 나라를 대표하는 먹거리 중의 하나인 이 음식들의 특징을 말해보자. 중식이라고 하지만 중국에는 없는 음식. 우리는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 바로 전통을 고집하지 않은 현지인 입맛의 맞춤형 음식의 탄생인 것이다. 모든 요리는 반드시 고민하고, 노력하고 연구해서 얻어지는 것만이 아니다. 어쩌다 보니 실수해서, 말도 안 되는 래시피로 하다 보니,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고기와 야채 소스를 사용하다 보니, 얻어지는 요리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이 모든 작업들은 현지화를 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이 좋은 결과로 얻어지는 것들이다.

여기서 한가지 의구심이 간다. 과연 짜장면은 중식인가 한식인가,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필자는 젊었을 때 중국 유명 식당을 방문한 적이 있다. 거기에서 김치가 기무치로 판매되고 있어서 참 어이 없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말도 안 된다고 흥분했다. 하지만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한국의 김치는 우리 것이야라고 외치고 있을 때 일본인들은 발 빠른 마케팅으로 김치를 기무치로 포장부터 배달까지 완벽한 유통과정을 구축, 전세계로 수출했다. 마치 일본의 전통음식인 양. 하지만 다문화 된 현대사회에서 종교, 인종의 피부 색깔 어느 것 하나 전통을 고집하는 국가나 민족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 이젠 음식의 국적이 없어지고 있다. 현대는 마케팅을 누가 얼마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식이 일식이 되고, 중식이 한식이 되기도 한다.

밥 먹는 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 한식의 세계화가 전부는 아니지만 이 또한 자긍심을 갖게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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