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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대통령’ 트럼프…코스도 점수도 제맘대로 바꿔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4/25 08:58

미 칼럼니스트 매너 고발 책 화제
거친 골프 매너, 지나친 상술 비판
선수 성적 좋자 “어렵게 만들어라”
골프장 사용료도 부풀려 받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백악관 스포츠의 날 행사에서 걸비스한테 레슨받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문난 골프광이다. 유명 골프장 17개를 소유한 골프 비즈니스맨이기도 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도 인연이 많다.




속임수 대통령





미국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릭 라일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매너를 고발하는 책 ‘속임수 대통령(Commander in cheat·사진)’을 발간했다. 승부욕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은 라운드할 때 거짓말이 잦고, 특히 골프 코스에서도 속임수를 많이 쓴다는 내용이다.

성차별주의자로 비난받는 트럼프는 의외로 LPGA 투어엔 호의적인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미국 플로리다 주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선 2001년부터 5년 동안 LPGA 투어 최종전인 ADT챔피언십이 열린다. 그는 또 자신이 소유한 마라라고 리조트에 LPGA투어의 선수들과 임원들이 묶게 했다. 2017년 일본 아베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머문 곳도 바로 이 리조트다.

대통령이 되기 전이라고는 하지만 트럼프는 LPGA 선수들을 각별히 챙겼다. 매일 아침 식사를 하는 레스토랑에서 선수들을 배웅했다. 트럼프는 특히 섹시 스타로 유명한 내털리 걸비스와 친한 편이었다. 그에게 “여자 선수들이 받는 상금이 남자 투어의 상금보다 적은 것은 옳지 않다”라고도 했다.

이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소유한 골프장의 난이도에도 신경을 썼다. 대회를 처음 치른 2001년 1라운드의 스코어가 좋은 편이었는데 트럼프는 격분했다. 자신의 코스가 만만하게 보이는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지시해 그린 속도를 엄청나게 빠르게 했다. 러프의 풀은 자르지 않았고, 호숫가의 풀은 완전히 잘라버렸다. 호수 근처에만 가면 공이 물에 흘러 들어가게 했다. 당시 카리 웹(호주)과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둘째 날 1라운드 스코어보다 6타를 더 쳤다.

트럼프는 또 특히 카트를 타고 골프장을 돌아다니면서 선수들에게 “코스가 어떻냐? 어렵냐? 이렇게 골프가 많이 친 게 언제냐?”고 묻고 다녔다고 책은 전했다.

트럼프는 이 대회가 끝난 뒤 코스 사용료를 부풀려 주최 측에 청구했다. 골프장에 발도 디디지 못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와야 가능한 계산서를 내밀었다. 골프장 프로샵에서는 (LPGA 투어가 수익을 가져가는) 대회 기념 물건을 빼고 골프장 기념품을 팔았다.

당연히 선수들은 반발했다. 그러나 LPGA는 “트럼프 같은 거물이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은 유리한 일”이라면서 선수들을 다독거렸다.

‘악동’이자 냉철한 ‘사업가’ 트럼프의 면모는 계속된다. LPGA 투어의 레전드급 선수인 에이미 월콧은 홀인원을 한 뒤 엘리베이터에서 트럼프를 만났다. 트럼프는 “방에 샴페인을 넣어주고 방값도 무료로 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헬리콥터를 타고 그냥 가버렸다.

걸비스는 미식축구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쿼터백인 벤 로살리스버거와 사귀다 헤어졌다. 트럼프는 걸비스를 위로하는 척했다. 그러나 주위의 여러 사람들에게 “걸비스의 성적 매력이 부족해서 남자친구에게 버림받았다”고 했다.

책은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트럼프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대회 프로암 대회에서 일어난 일화도 소개했다. 트럼프는 5타를 기록하고도 스코어를 4로 고치라고 했다. 스코어를 기재한 동반자가 “왜 그러느냐, 우산 하나 받으려고 그러느냐. 나는 안 한다”고 거부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프로암에서는 다들 그런다”면서 자신이 직접 스코어를 고쳤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미국 뉴저지의 트럼프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열렸던 US여자오픈에서도 이야깃거리가 많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성차별 발언으로 논란이 된 시기여서 사회적인 논란이 컸다. 대회 자체보다는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에서 대회를 여는 것이 옳으냐가 더 큰 화제였다고 책은 전했다. 선수들은 시위대를 자극하는 트럼프를 원하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대회장에 나왔다. 결과적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US여자오픈에 참가한 셈이 됐다. 당시 우승했던 한국의 박성현은 들러리가 됐다고 책은 비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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