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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청소년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경제

[LA중앙일보] 발행 2019/04/30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9/04/29 19:17

모니카 류 / 종양방사선학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것 같다. 선생님께서 '돈'이 왜 생겼는지 아느냐고 물으셨다. 모르는 답을 만들어 내느라 아이들이 시끌벅적했다. 선생님은 이렇게 설명하셨다. "원시인들이 살던 시대에는 돈이 없었다. 그들은 나무에서 열매를 따서 먹고, 사냥을 해서 살았다. 서로 수확한 것, 사냥해서 잡아 온 것들을 바꾸어 먹었다. 인구가 많이 늘어나니까 물물교환이 어려워져서 화폐를 만들어 사거나 파는 방식으로 통용하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받은 '금융' 또는 '재정'에 대한 교육의 전부이었다. 집에서도 경제에 대한 교육이 없었다. 그렇다고 부모님은 '너희는 크면 돈 많이 벌 거라!' 하신 적도 없었다. 부모님과는 사뭇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나 역시 아이들에게 재정에 대한 교육을 시키지 못했다. 후회로 남아 있는 종목이다.

요즘 손주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가끔 재정이라는 곳으로 함께 산보를 가기로 결심했다. 어린 녀석들에게 제일 쉬운 첫 단계의 재정교육은 성서에 나오는 '달란트 비유' 중 일부를 인용한 것이었다. 즉 100불의 지폐를 오늘 책상서랍에 넣어 두면 내년 독립기념일에도 그냥 100불로 남아 있게 된다는 가장 기본적인 지식이다. 아이들은 여기 까지는 잘 이해했다.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는 100불을 은행에 저금할 경우 두 가지 이자를 얻는 방법으로 돈이 불어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할머니, 왜 이자를 은행에서 주어요?' 하고 한 녀석이 물었다. 은행이 저금한 돈을 사업에 쓰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가를 이자로 되돌려준다고 했다. 반대로 내가 돈을 은행에서 빌려야 한다면 이자를 붙여서 갚아야 한다는 대칭의 정보도 이해했다.

4월은 2004년 상원이 인준한 '경제 해독의 달(Financial Literacy Month)'이다. 경제적인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많은 미국인들이 제반 경제를 이해하기 위함이다. 지출이 수입액보다 많다면 '빈곤층'에 속한다고 본다. 2017년 약 4억 명의 미국인들이 이 카테고리에 속했다. 또 55세 이상 시니어들의 절반 정도는 노후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보고이다. 더 근심스러운 보고는 약 7백만 명이 극빈선보다 150%를 더 벌지만 중병으로 인한 의료비용 때문에 빈곤층으로 하락했다는 것이다.(미국보건학 저널) 미국민 파산신청 이유중의 하나는 의료비용으로 인한 빚 때문이다. 나쁜 경제상태가 의료비용이 높기 때문이라고만 일축하기에는 이유가 빈약하다.

재정클래스를 택해야 했던 76000명 고교생을 토대로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들의 23%가 대학 학자금 융자를 받지 않고 공부하는 방법을 결심했고, 87%는 성인이 되었을 때 투자를 하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 확신했다 한다. 재정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숫자를 보여 준 데이터였다.

청소년들에게 일찍 경제에 대한 이해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함을 우리는 안다. 가정에서의 밥상머리 산 경제교육이 이상적이지만,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인 우리 사회에 그래도 좋은 뉴스가 있다. 고교 재정클래스 수강이 의무화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19개 주에서 실행되고 있고 캘리포니아도 이를 고려중이다.

청소년들이 이렇듯 학교를 통해서라도 재정에 대한 이해를 원활히 하고, 이를 토대로 성인이 되었을 때 재정적 독립으로 가는 구체적인 설계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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