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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요한 크리소스토모 이야기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LA중앙일보] 발행 2019/04/30 미주판 26면 기사입력 2019/04/29 19:47

로마 제국은 'Pax Romana'라는 기치 아래 '무력에 의한 평화 체계'를 염원했지만 예수님은 비폭력 평화를 구현하려 하셨으니, 이 정체불명의 통치방식이 로마인들을 두렵게 만들었다. 이리하여 예수님께서 겪으셨던 박해는 이제 그분을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의 운명이 되어 버렸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349~407년)가 로마 황제로부터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포기하라"는 엄명을 받았을 때의 일이다. 그가 끝까지 신앙을 포기하지 않자, 로마 황제는 그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린 후 신하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크리소스토모를 아무와도 대화하지 못하게 고독한 개인 감방에 집어넣어라!" 그러자 신하가 울상을 하며 대답했다. "황제여, 크리소스토모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예수 믿는 사람은 하느님과 함께 이야기를 한답니다. 그러니 하루 종일 싱글벙글 웃으면서 중얼중얼할 것입니다."

황제가 다시 명령했다. "그렇다면 그를 극악무도한 죄인들이 있는 감옥에 집어넣어라!" 신하가 고개를 흔들며 다시 대답했다. "황제여, 그건 더욱 안 됩니다. 그 사람은 오히려 선교할 기회가 생겼다고 매우 좋아할 것이며, 얼마 있지 않아 그 감옥의 사람들은 모조리 그리스도인이 되고 말 것입니다."

황제가 노발대발했다. "그러면 그놈을 끌어내어 목을 쳐라! 지금 당장!" 신하가 사색이 되어 다시 말하기를, "아이고 황제여,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그들 그리스도인들이 제일 큰 영광으로 여기는 것은 순교입니다. 그러기에 예수 믿는 사람 중에는 처형당할 때 두려워하거나 우는 사람을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얼굴에 광채가 나고 기뻐한답니다. 그것이야말로 그에게 제일 좋은 것을 안겨 주는 셈입니다."

그러자 황제가 고함을 질러댔다. "그러면 도대체 이놈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이냐? 아이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황제의 골칫거리가 바로 요한 크리소스토모였으며 그리스도인이었다. 이는 오늘도 그리스도를 왕(주님)으로 모시는 그리스도인들이 누리는 역설적인 특권이기도 하다.

실질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예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평판을 들었다. "그리스도인들은 선을 행하면서도 악을 행한 듯 벌을 받고, 벌을 받으면서도 상을 받은 듯 기뻐하는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처지에서든지 기뻐하는 사람들이었다. '기쁨'이 그리스도인들의 본질적인 특징이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부활의 삶을 살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는 죽음을 겪으시는 그분을 닮아, 그분과 그분 부활의 힘을 알고 그분 고난에 동참하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어떻게든 죽은 이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필리 3,10-11)

park.p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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