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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앉아서 치매 걱정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19/05/01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9/04/30 20:45

G는 73세의 LA시 공무원이다. 40여 년을 같이 살아온 엔지니어 남편이 오늘은 G와 함께 찾아왔다. 지난 20여 년간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제가 파킨슨씨 병에 걸렸다고 한 신경내과 의사는 말하고, 다른 의사는 아니라고 말하는데 어쨌든 5분만 걸어도 넓적다리에 힘이 빠져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어요." 젊은 동료 틈에서 컴퓨터 다루는 것이 어렵고, 그런 스트레스 해소가 힘들어서 불안과 우울증으로 나를 찾아왔던 그녀다. 그러다가 열심히 새 기술을 연마해서, 직장 생활을 즐기며 자신감에 넘치던 그녀가 아닌가!

"그간 교통사고가 두 번이나 났는데, 한번은 멀쩡한 벽을 자동차로 들이받았어요." 옆에 조용히 앉아있던 남편이 한마디 거들었다. "이 사람의 제일 큰 문제는 앉기만 하면 본인의 병에 대해 너무나 심각하게 걱정을 하는 거에요. 그럴수록 다른 일에 몰두하거나 취미를 개발해서, 마음을 다른 데로 돌려야 하는데…."

그녀가 일생 동안 갖고 있던 막연한 불안 증상, 즉 원인은 모르지만 무언지 나쁜 일이 생길 것 같은 염려가 집에 있으면서 더욱 심해진 듯 했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무엇인가요?" "치매가 걱정돼요." "교통 사고와 은퇴 결정이란 여러 문제 때문에 집중력이 감소하고, 기억에도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요? 몇 가지 물어볼게요."

그녀는 오늘의 연도, 달, 요일, 그리고 날짜를 정확하게 대답하고 자신의 주소와 전화번호, 자녀와 남편의 생일은 물론 내가 몸담은 병원 이름과 오늘 찾아온 이유를 정확히 말했다. "그간 혹시 집을 못 찾거나, 다른 기억에 문제가 있으셨어요?" "이 사람 기억력은 나보다도 나아요!" 남편이 거든다. "치매에 걸리지는 않은 듯하지만 75세 이상 연령의 3.6%에서, 그리고 95세 이상의 노인 중 46.3%에서 올 수 있는 병이니 예방법을 알아두면 좋겠네요." "그걸 가르쳐 주세요!"

그녀의 눈이 반짝인다. 나는 치매의 20% 정도가 순환기 계통 문제, 즉 고혈압, 고지방증세, 중년기 비만 등에 의한 뇌혈관 질환 때문이니, 미리 혈압을 조절하고, 콜레스테롤을 줄이며, 운동에 힘쓸 것을 조언했다. 그러나 치매의 60~70%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알츠하이머병 때문임을 알렸다.

"20세기 초반에 어느 독일 정신과 의사의 환자가 50대 중반부터 기억력이 쇠퇴하고, 인지 능력이 심하게 떨어지다가 몇 년 후에 사망한 적이 있었어요. 그 여자 환자의 두뇌를 부검해 본 결과, 여러 가지 이물질이 두뇌 안에 생겨서 이 때문에 신경 세포들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답니다. 그 의사의 이름을 따서 원인 모르게 노년기에 오는 치매 현상을 알츠하이머병이라 부르지요. 대부분 가족력을 통해서 오는데 여성이 남성에 비해 14대 11로 조금 더 많이 오고, 우울증을 앓았거나 파킨슨씨 병이 있을 때 올 수 있는 확률이 조금 더 커집니다. 가능하면 머리를 계속 쓰는 새로운 언어 공부나, 악기 등의 취미 생활을 하시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답니다."

노년 자체는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다. 이 시기에 운동을 그치면, 정말 노화가 심해지고 또 다른 합병증이 오기 쉽다. 앉아서 치매 걱정을 하는 대신에, 많이 걷고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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