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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속임수 골프 황제

역사상 골프를 가장 잘 치는 사람은 북한의 김정일이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한 라운드에서 버디를 열 개씩, 이글과 홀인원도 한두 번 해서 그의 평균 타수는 50-60타 사이란다. 김정일의 점수는 자기가 기록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아부 아첨하는 부하들이 조작한 것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영어로 Commander in Chief는 군 총사령관이다. 실제 군 통수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 대통령을 Commander in Cheat로 조롱하는 책이 나왔다는 글을 신문에서 읽었다. 속임수 황제라고 번역되어 있다. 사기 치는 대통령 즉 대통령이 사기꾼이라는 말이다. 물론 골프에 연관된 개인의 행위에 관한 것이라고 하지만, 부끄러운 일 하고도 뻔뻔스레 아닌 것처럼 한다면 정말 나쁜 사람이다. 라운딩하면서 공을 두 번씩이나 치고, 발로 차고, 좋은 자리로 던지고, 벙커나 물에 빠진 공을 캐디가 건지고 옮겨도 벌타 점수는 없다고 하니 속임수라고 할 수밖에. 경기가 끝났을 때 함께한 동반자들에게 웃으며 재미로 한 게임이라고 웃어넘겼을 것으로 믿는다. 일부러 남을 속이려는 생각이 없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책을 쓴 저자는 골프는 신사 게임으로 본인 스스로 벌타를 신고하고 본인이 심판이 되어야 하는 명예로운 스포츠라고 한다. 대통령의 모든 말과 행동은 국민에 모범이 되어야 하고 그래서 존경받아야 하는 분이다. 지난 토요일 어느 자선 모금 행사를 위한 골프 토너먼트에 초대되어 라운딩을 했다. 공은 항상 내가 샷 하기 좋은 자리에 놓여있지 않다. 조금이라도 나은 자리로 살짝 옮기고 싶은 유혹을 떨칠 수가 없는 경우가 있다. 그 유혹과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어느새 공을 건드리게 된다. 속임수는 욕심 때문이다. 속임수로 타협하며 사는 내 삶의 방식이 내 골프 게임에도 묻어 있다. 그런 내가 어찌 남의 흉을 볼 수 있겠나.


지산 / 롤링힐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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