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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의 시민권 미국 상식] "이젠 미국을 위해…" 매년 60만~80만명 '충성서약'

이종호 논설실장
이종호 논설실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05/06 미주판 12면 기사입력 2019/05/04 20:43

신청 자격 및 절차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공통적인 이유 한 가지는 '좀 더 잘 살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것은 1등 국가에서 자신과 후손들의 안녕과 행복을 누리며 살아보겠다는 꿈이기도 하다. 과거 LA에서 열린 한 시민권 선서식에서 참석자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공통적인 이유 한 가지는 '좀 더 잘 살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것은 1등 국가에서 자신과 후손들의 안녕과 행복을 누리며 살아보겠다는 꿈이기도 하다. 과거 LA에서 열린 한 시민권 선서식에서 참석자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시민권 인터뷰 준비를 위한 예상 문제집(영문), 미국 역사와 상식 문제 100개와 그에 대한 해설이 실려있다.

시민권 인터뷰 준비를 위한 예상 문제집(영문), 미국 역사와 상식 문제 100개와 그에 대한 해설이 실려있다.

미국에서 합법적 이민자로 살아가는 형태는 크게 두 가지다. 영주권을 받는 것과 시민권자가 되는 것이 그것이다. 둘 다 취득 절차가 까다롭긴 하지만 시민권 취득은 국적이 바뀐다는 점에서 훨씬 더 엄중하다.

시민권을 취득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미국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시민권 없이 영주권만 있어도 미국 생활에 큰 불편은 없다. 하지만 점점 보수화되고 있는 미국 사회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추방이나 권익 제한 등으로부터 더 이상 불안해 하지 않고 마음 편히 살기 위해 시민권을 취득해야겠다는 사람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시민권을 받으면 해외여행이나 외국 거주 기간에 일체의 제한을 받지 않게 되는데 이는 영주권자가 누릴 수 없는 혜택이다. 또 주요 공직에 나서거나 각종 선거에서 마음껏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시민권자만의 특권이다.

#선서식장의 충성서약

매년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미 전역에선 시민권 선서식이 열린다. 캘리포니아나 뉴욕같이 시민권 신청자가 많은 지역에선 이 때 말고도 연중 몇 번씩 열리기도 한다. 선서식이 열리면 각 행사장마다 새로 시민권을 받는 사람이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에 이른다. 출신 국가도 수십 개국이다. 최근 10년간 통계를 보면 해마다 60만~80만 명의 외국 국적자가 새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있다. 그중엔 한국 사람도 2~3% 정도가 매년 시민권을 받아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있다(그래프 참조).

시민권 선서식의 하일라이트는 '충성서약(Oath of Allegiance)'이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나는 지금까지 속했던 국가와 단절하고 이 순간부터 미합중국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며 미국 시민으로서 법이 정한 모든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오직 미국에만 충성할 것을 서약합니다." 이어 '미국 국기에 대한 맹세(Pledge of Allegiance)'도 함께 낭독한다. 이 또한 미국에 대한 충성 맹세로 각급 학교에서나 웬만한 행사장에서 빠짐없이 행해진다.

충성서약의 순간은 사뭇 심각하다. 자신이 나고 자란 원래 조국을 포기하고 이 순간부터 미국만을 조국으로 섬기겠다는 다짐이고 약속이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시민권 취득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naturalization'로 '귀화'라는 뜻이다. 한국 사람은 과거 일제 강점이라는 트라우마 때문이지 몰라도 귀화라는 말 자체에 상당히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런 충성 서약에 갈등을 느끼며 시민권 취득을 망설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국적에 대한 생각도 바뀌면서 한인들도 별 거리낌 없이 시민권을 신청하고 '미국 시민'이 된다. 한인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정치력 신장이나 권익 수호를 위해 한인 시민권자가 늘어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오히려 시민권 취득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선서식장의 축제 분위기는 이제 더 이상 국적이 나를 규정하는 척도가 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민권자가 되는 길

현재 미국 시민이 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미국 영토 안에서 태어남으로써 자연스럽게 미국 시민이 되는 것, 즉 출생시민권이 그 하나다. 다른 하나는 외국 태생의 이민자가 귀화 신청을 하여 미국 당국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시민권자가 되는 경우다. 전자인 출생시민권 제도는 속지주의에 입각한 미국의 오랜 전통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 원정출산이나 서류미비자 자녀의 자동 시민권 취득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부각되면서 폐지 주장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귀화 신청에 따른 시민권 취득 역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반이민 정서가 확산되면서 신청 자격가 진행 과정이 계속 까다로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과거에도 시민권 신청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 오긴 했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내용은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권 신청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미리 내용을 알고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은 시민권 관장 부서인 '시민권 및 이민 서비스국(USCIS; 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s: 이하 이민국)' 안내 자료와 관련 웹사이트 등을 참고해 정리한, 개괄적인 시민권 신청 과정이다.

#시민권 신청 자격

(1)만18세 이상 일 것. 18세 미만은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시민권을 받으면 자동으로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 단, 그 자녀는 시민권을 받은 부모와 함께 미국 내에 거주하고 있고 그 자녀도 영주권자여야 한다.

(2)영주권 취득 이후 5년이 지났을 것.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하는 경우는 영주권 취득 3년 만에 신청이 가능하다.

(3)영주권자로 미국에서 5년 이상 지속적으로 거주했을 것. 이는 최근 5년 내 미국 외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1년 이상 체류하지 않았어야 함을 의미한다.

(4)시민권을 신청하는 주에서 최소 90일 이상 거주했을 것. 실제 해당 주에 주소지가 있고 거주 사실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5) 기본적인 영어로 읽고 쓰고 말할 수 있을 것. 이는 최소한 인터뷰 시 담당자의 말을 알아듣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함을 뜻한다.

(6)미국 정부나 사회, 역사 등에 대해 기본 지식을 갖고 있을 것. 이는 하루 아침에 준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 공부가 필요하다. 다만 시민권 신청 서류를 접수하고 지문까지 찍게 되면 이민국에서 주는 'Learn About the United States'라는 자료로 공부하면 된다.

(7)선한 도덕과 바른 품성(Good moral character)을 지녔을 것. 이는 보통 중범죄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범죄 경력이 없어야 함을 말한다. 정직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미국이기 때문에 과거 범죄 사실을 숨기거나 가벼운 범법 사실이라 해서 무심코 넘어갔다가 발각되면시민권 거부는 물론, 영주권 취소나 심할 경우 추방까지 될 수 있다. 체포 기록이나 음주운전 적발 기록도 솔직히 쓰고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렀음을 밝혀야 한다고 변호사들은 조언한다.

#신청 후 선서식까지

시민권 신청서 제출부터 최종 선서식까지는 통상 6~8개월이 걸린다. 최근에는 이민 서류 적체 등으로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흔히 있다.

(1) 시민권 신청 서류(N-400 form)를 꼼꼼히 작성한다. 양식은 이민국 웹사이트(www.USCIS.gov)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개인이 직접 해도 되고 민권 단체나 이민 변호사를 통해서 신청해도 된다. 작성된 신청서는 최근 사진 2장 등 필요한 서류와 함께 이민국으로 보내면 된다. 이때 신청 수수료 725달러(2019년 4월 현재)도 함께 보내야 한다. 시민권 신청시 본인 이름을 바꿀 수도 있다.

(2)서류 접수 후 한 달 정도 지나면 지문을 찍으라는 편지가 온다. 그러면 지정된 장소로 가서 지문을 찍으면 된다. 지문 채취가 끝나면 최종 인터뷰 시험 준비를 위한 자료를 주는데 이것으로 공부하면서 인터뷰에 대비하면 된다.

(3)인터뷰를 한다. 인터뷰 날짜가 잡히면 면허증, 여권(지금 여권, 과거 만료된 여권 포함), 영주권, 소셜시큐리티카드 등을 준비해 지정 장소에 시간 맞춰 가면 된다. 인터뷰는 보통 시민권 신청서에 기재한 내용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수준이다. 그 다음 미국 정부나 역사 등에 대해 질문하는데 10개 중 6개 이상 정답을 말해야 합격이다. 그 다음 영어 시험으로 간단한 읽기, 쓰기, 말하기 테스트를 받는다.

50세 이상으로 영주권 취득 20년이 지난 사람, 혹은 55세 이상으로 영주권 취득 15년이 지난 사람은 영어시험이 면제된다. 이들은 미국 사회 및 역사 시험도 통역을 통해 한국어로 볼 수 있다. 또 65세 이상이며 영주권자로 20년 이상 미국에 거주했을 경우엔 영어 시험 면제뿐 아니라 사회 및 역사 시험도 더 간단히 볼 수 있다.

(4) 마지막은 서두에 말한 선서식이다. 선서식이 끝나면 바로 유권자 등록과 여권 신청을 할 수 있다. 보통 선서식장에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신청을 도와준다. 여권은 나중에 우체국에 가서 신청해도 된다.
시민권 선서를 마치고 나면 시민권 증서와 국기에 대한 맹세, 대통령 서명이 찍힌 축하편지 등을 받는다.

시민권 선서를 마치고 나면 시민권 증서와 국기에 대한 맹세, 대통령 서명이 찍힌 축하편지 등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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