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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마약사범은 치료·재활 절실한 환자다

조현섭 / 한국심리학회장·총신대 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

가수 박유천이 옛 연인인 황하나씨와 필로폰을 몇 차례 투약한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셀럽 마약 사범들은 청소년에게 끼치는 악영향이 큰 만큼 공개 활동을 못 하게 막아야 한다. "마약에 손대면 패가망신한다"는 인식을 갖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2015년부터 마약 청정국(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 20명 미만) 지위를 잃었다. 최근 인기 연예인과 재벌 3세들의 잇따른 마약 사건에서 보듯 현행 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마약사범이 증가하고 있다. 마약은 개인의 신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공동체를 파괴한다. 우울·불안·조울증 등 기분장애를 일으키고 기억력·판단력을 저하시키고, 인격을 황폐화한다.

마약 제조·유통 사범은 특히 엄벌해야 마땅하다. 다만 마약 중독자는 범법자이면서 동시에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간주해야 한다. 단지 구속해 처벌만 해서는 마약의 악순환을 끊게 할 수 없다. 구속 수감된 동안에는 심리상담 및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심신미약자 등 정신과적인 문제가 분명할 때에만 치료를 받게 되기 때문에 소수만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출소 후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회복을 도울 때 진정으로 마약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동기 강화 상담, 인지행동치료, 스트레스 대처 방법, 가족치료, 영적 치료, 대안 요법, 직업 재활 등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는 외래상담센터, 치료를 겸한 거주시설, 회복자들이 모여 사는 거주공간, 직업 재활센터, 쉼터 등 다양한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외국에서는 마약중독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보통 한 기관이 다양한 시설을 설치해 원스톱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장기간 관리한다. 이런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때 마약중독의 사슬에서 벗어나 정상인으로 사회에 복귀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에서 마약중독자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소외당한다. 마약은 그 자체가 불법이라 관련 재원이 없다 보니 마약 중독자를 사회에 복귀시키기 위한 치유 시설도, 프로그램도 열악하다. 한국내 마약 중독자는 최대 4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약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7조원이라는 통계도 있다. 더는 방치하지 말고 이제 국가가 나서야 한다. 대국민 교육과 홍보는 물론, 심리상담과 치유를 위한 체계적인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마약 중독자에게 전문적인 심리상담 및 치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국가가 중독심리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게 시급하다.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되찾으려면 지금부터라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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