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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도박에 돈 절대 빌려주지 마라

황근/학사 장교 동문회 부회장

여러 중독 증상 가운데 그 폐해나 치유법에 대해 가장 잘못 알려져 있는 것이 도박 중독인 것 같다. 지난 18일에 한 교회에서 열린 간증과 세미나에 다녀왔다. 너무 알차고 뜻있는 모임이어서 그 내용을 간추려 나누고 싶다.

도박 중독증은 매우 심각한 진행성 정신 질환이다. 도박 중독자는 환자라는 인식이 절실하다. 약물 중독에 비해 더욱 잘못 알려져 있어 '벽장 속에 감추어진 질병'이라고 불리어 진다.

우리가 도박 도시라면 라스베이거스를 떠올리지만 현실은 LA 일대에 있는 카지노들에서 더 많은 한인들이 도박에 빠지고 있다.

환자에 비해 전문 상담 인력이 너무도 부족한 상태라고 한다.



여성 도박 중독자들은 남성에 비해 회복이 훨씬 힘들고 더디다. 도박을 접하는 원인도 달라 보통 중년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현실 도피형이 많다고 한다. 숙취 상태에서 깨어나는 시간도 여성의 경우는 남성에 비해 몇배나 더 길다.

도박 중독은 본인 뿐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주변인물들에게 큰 고통을 준다.

통계적으로 도박 중독자 한명당 평균 7~8명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 되어 있다.

도박 중독자 아내의 자살률은 평균의 4배라니 그 고통의 강도를 짐작케 한다.

이번에 나의 관심을 가장 끈 것은 도박은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것과 회복을 위해서는 가족이 함께 치유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전문가 도움 없이는 거의 치유가 불가능하다. 또 지속적인 치유가 필수적이다.

도박 중독자 중에 혼자 와서 치유된 사람은 10년 동안 한명도 보지 못했다고 이해왕 선교사는 증언했다.

가족이 중독의 원인 제공자가 아님을 아는 것이 회복의 첫 단계이며 특히 어머니들이 자기 탓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바른 인식이 아니라고 한다.

도박 중독자가 제 발로 치유 기관을 찾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가족들이 먼저 자신의 가정에 맞는 '회복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가 중독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갈 때까지 다 간 위기의 상황이 오히려 회복의 절호의 기회란다.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부담인 경우엔 타지역의 회복기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도박 빚은 본인이 해결해야지 절대 도와주면 안 된다고 한다.

회개했다는 감언이설에 속지 말고 "돈 없다"고 단호히 말해야 한다.

이런 예도 소개했다. 돈 2만달러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아 교인들이 즉석 계를 만들어 피해 가정을 가장 먼저 타게 해 주었는데 결과는 빚만 더 늘고 고통만 가중시켰을 뿐이었다.

유학와서 박사 논문과정에서 도박에 빠진 아들의 도박 빚을 수년간 대주다가 지친 아버지가 한국에서 오셔서 이 이상은 없다며 주고 가신 5000달러를 들고 공항에서 아버지를 배웅한 즉시 카지노로 향했다는 발표자는 카지노 파킹장에 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랐다고 한다.

전국 각지에서 회복 기관을 운영하시는 목사 전도사들은 선각자들이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귀하게 느껴진다.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을 내 아픔으로 느끼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이런 분들의 개인적인 희생도 귀하지만 이제는 도박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근원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세미나가 많아서 도박중독에 대한 바른 인식이 널리 퍼지고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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