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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북한, 스티븐 비건과 대화하라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외의 인물들과는 협상하지 않겠다면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제재 완화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도발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을 암시한다. 대화는 단절되고, 러시아는 북한을 외교적으로 지원하고, 미국 동맹국들은 분열되고, 북한의 미사일 비축량은 계속 증가한다.

북한을 상대로 한 외교는 수월하게 진행된 적이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악화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 가지 실책을 저질렀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은 한동안 김 위원장이 공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실질적으로 이행되리라고 오판했다. 둘째, 그는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시켰다. 셋째, 본인이 대북 외교에 섣불리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세 실수로 미루어 볼 때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를 주고받던 김 위원장이 돌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면담을 거부하며 트럼프 대통령과만 대화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상황은 놀랍지 않다. 싱가포르 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큰 협상보다 직감에 의지한 배짱 외교를 선호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핵 외교는 전문적이고 까다로운 분야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회담 사전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전문가들에게 준비 작업을 맡겼어야 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그의 유능한 동료들이 회담 준비에 착수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만만한 상대라는 사실을 간파한 북한 측이 기회를 주지 않았다. 협상 테이블에서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꺼내며 사실상의 모든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하지 않았고, 북한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존 볼턴 보좌관이 개입해 합의를 무산시켰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그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 때보다 준비를 더 했다는 분석이 더 사실에 부합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과 자신이 뜻을 같이한다고 말한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김정은은 북한에 대단한 경제 잠재력이 있음을 알고 있고, 이를 저해하거나 중단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는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 합의는 이뤄질 것이다" 고 썼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5일 TV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여전히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협상 결과를 얻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이나 비건 대표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국제 사회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목을 끌려는 욕심을 자제하고 북측이 비건 대표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실무자급 회담을 하기 전에는 김 위원장을 만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한국도 일본처럼 이런 방향에 동의해야 한다. 러시아나 중국은 말할 것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낙관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신뢰할 수는 있다. 그렇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건 특별대표와 구체적인 실무 협상에 임하지 않으면 3차 정상회담은 없으며, 대북 제재가 최고 수준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점을 중국과 러시아에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마이클 그린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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