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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비참한 최후’…미국 동물단체 유튜브 고발로 논란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5/14 08:36

제주축협 축산물공판장 도축장서
몽둥이질, 공개장소 도살 영상 공개
하루 4~5마리 도축해 식당 등 유통
마사회 책임론도 … 경찰 수사 착수



지난 7일 제주 말 도축시설에 가림막이 내려져 있다. [페타 유튜브 캡처]





미국 동물보호단체인 페타(PETA)가 제주도에서 벌어진 퇴역마 도축 과정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페타에 따르면 제주도의 말 도축장에서 경주마들이 심한 학대를 받은 후 비윤리적으로 죽음을 맞은 사실을 고발한 영상을 지난 2일 유튜브에 공개한 후 현재까지 5만5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페타 영상에는 가림막이 사용되지 않았다. [페타 유튜브 캡처]





이 영상에는 좁은 도축장 안에서 말이 충격기를 맞고 기절해 한쪽 다리만 묶인 채로 들어 올려지는 과정을 또 다른 말이 지켜보면서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하는 모습이 찍혔다. 또 말을 차에서 강제로 하차시키기 위해 머리 부분을 쇠봉과 막대기 등으로 때리는 장면도 노출됐다. 페타의 잠복 요원이 2018년 4월부터 2019년 2월까지 10개월간 9차례 걸쳐 제주축협 축산물공판장의 도축장에서 찍은 영상이다. 도축된 말들의 나이는 2~13살이고, 평균 연령은 4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 폭행 장면. [페타 유튜브 캡처]





지난 7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제주축협 축산물공판장. 공판장 내 우마(牛馬)용 도축장은 최근 논란에 휩싸인 탓인지 평소보다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하루 평균 4~5마리의 말을 도축하는 이곳에는 다음날 오전 도축될 소 몇 마리만 남은 상태였다. 축산물공판장 측은 “이날 오후까지 말 7마리가 도축됐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도축된 말은 살코기와 내장 등이 제주도 지역 식당 등으로 유통되고, 뼈는 제골원(건강원), 기름은 화장품 공장 등으로 보내진다.

해당 영상에 도축된 말을 볼 수 없게 설치해야 할 철제 칸막이가 쳐져 있지 않은 장면도 논란거리다. 동물보호법은 공개된 장소 또는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도살과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인 탓인지 이날 도축장에는 가림막이 정상적으로 내려져 있었다. 제주축협 관계자는 “시설은 완벽하게 갖췄는데 가림막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 다른 말의 도축 장면을 보게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타와 생명체학대방지포럼은 도축장을 운영하는 제주축협과 말을 때린 인부 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일 검찰에 고발했다. 또 이들은 영상을 통해 “말을 이용해 많은 돈을 버는 한국마사회 역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매년 1600마리가 넘는 말이 은퇴하고, 그중 50마리 정도만 재활 된다고 한다”며 “대부분의 말은 제주도의 도축장에서 도살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측은 “은퇴 경주마가 페타의 주장만큼 도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마사회에 따르면 연간 경주 퇴역마는 페타가 밝힌 것보다 200마리쯤 적은 1400여 마리다. 이 중 700여 마리는 승용마로 전환되며, 약 150마리는 번식마로 활용된다. 또 폐사·안락사한 게 150여 마리이며, 400마리 정도는 용처가 불분명하다. 업계에 따르면 이 400마리 중 일부가 도축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사회는 이런 불분명한 말의 용처를 관리하기 위해 말 이력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경주마를 포함한 모든 말의 생애 전 과정을 추적해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페타 측의 고발 내용을 토대로 지난 9일 수사에 착수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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