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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불멸의 명승부

장혜수 / 한국 중앙일보 스포츠팀장
장혜수 / 한국 중앙일보 스포츠팀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05/16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5/15 18:43

5월 16일이다. 1961년 박정희 소장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날이다. '5·16' 자체가 그 사건을 뜻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5월 16일을 다른 '사건'으로 기억한다.

토요일이던 1987년 5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열렸다. 선발투수는 해태 선동열, 롯데 최동원. 이쯤 되면 눈치챘을 것 같다. 한국 프로야구 불멸의 명승부, 두 선수의 '15회 맞대결'이 열린 날이다. 2회 말 롯데가 2점을 선취했다. 3회 초 해태가 1점을 따라붙었다. 롯데가 이기는 듯했다. 해태가 9회 초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연장 15회 2-2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완투한 선동열은 232구, 최동원은 209구를 던졌다. 선발투수 투구 수를 100개 안팎으로 조절하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같은 날 연달아 두 경기를 던진 셈이다. 당시 선동열(1963년생)이 24살, 최동원(1958년생)이 29살이었다. 이 승부를 소재로 2011년 조승우·양동근 주연의 영화 '퍼펙트게임'이 제작됐다. 최동원은 개봉을 앞둔 같은 해 9월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두 선수는 다섯 차례 맞대결했다. 세 번의 선발 맞대결은 1승 1무 1패였다. 다 합쳐도 2승 1무 2패, 두 선수는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15회 맞대결'이 펼쳐진 1987년 5월은, 4·13 호헌조치에서 6·10 항쟁과 6·29 선언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야구장에서 해태 팬은 김대중을, 롯데 팬은 김영삼을 연호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민주화 요구가 뜨거웠다.

최동원은 이듬해인 1988년 프로야구선수협회 결성에 앞장섰다. 그로 인해 롯데에서 방출됐고 삼성 라이온즈로 강제 이적 당했다. 최동원은 1990년 은퇴했다. '15회 맞대결'은 두 선수의 마지막 승부다. 눈부신 5월의 한복판, 문득 그들과 그들의 '퍼펙트게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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