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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경제 성공중" 했는데 정부는 '경제 빨간불' 켰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5/16 18:04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의 공식 경기 진단이 두 달 째 부정적 평가에 무게를 실었다. 국내외 경고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낙관했던 정부조차 ‘빨간 불’을 켜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성공’이라고 규정하며 낙관한 것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일명 그린북) 5월호에서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예상보다 빠른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하고 있다”며 “광공업 생산, 설비 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그린북은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 공식 평가를 담은 보고서다.

정부는 지난해 9월까지 그린북에서 경제가 ‘회복세’라고 진단했다. 10월부턴 회복세란 평가를 지우고 불확실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올 3월엔 불확실성을 언급하면서도 ‘긍정적 모멘텀’을 앞세우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부정적 진단을 이어갔다. 기재부 관계자는 “4월호에서 진단한 2월 경기가 워낙 부진해 3월 경기가 상대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1분기 전체로 봤을 땐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문 대통령의 경제 인식과 크게 동떨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정부의 경제정책 성과가 당장은 체감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와 현장의 온도 차가 물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엇갈린 경기 진단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그린북은 매달, 분기 기준으로 분석하는 '최근' 경제 동향이라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나 전반적·장기적인 데이터를 두고 평가하는 대통령의 인식에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그린북에선 생산ㆍ투자ㆍ소비 지표가 모두 나아지긴 했다. 5월 그린북에서 분석한 지난 3월 생산은 전월 대비 1.1% 증가했다. 광공업(전월 대비 1.4%)ㆍ서비스업(0.2%)과 함께 건설업(8.9%)이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ㆍ건설투자도 각각 전월 대비 10%, 8.9% 증가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도 3.3% 늘었다.


하지만 총평에서 진단한 대로 “2월 큰 폭 마이너스(-)에 따른 반등”이었다. 4월 그린북에서 분석한 지난 2월엔 생산ㆍ투자ㆍ소비가 모두 나빠졌다. 2월 생산은 광공업(전월 대비 -2.6%)ㆍ서비스업(-1.1%)ㆍ건설업(-4.6%) 등 대부분에서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1.9% 줄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ㆍ건설투자도 각각 전월 대비 10.4%, 4.6%씩 감소했다. 소매판매 역시 전월 대비 0.5% 줄었다. 정부 스스로 3월 생산ㆍ투자ㆍ소비 증가가 부진했던 2월 기저효과에 따른 ‘반짝 상승’이라고 진단한 셈이다.

수출은 4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2% 감소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줄었다. 4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7만1000명 늘었지만, 실업률은 4.4%로 같은 기간 0.3%포인트 올랐다. 실업률은 19년 만에 최악이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물가는 같은 기간 0.6% 상승하는 데 그쳐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주택시장은 주택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0.21% 하락하고 거래는 감소하는 추세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월에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해 12개월 연속 떨어졌다. 향후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내려 10개월 연속 떨어졌다.

‘빨간 불’ 진단을 이어가면서도 대책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기재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추경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ㆍ집행을 준비하겠다”며 “투자와 창업 활성화, 규제혁신, 수출 활력 제고 등 주요 대책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통령과 경제 부처가 경기 둔화 심각성을 인지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할 상황에 경기 진단은 엇박자를 내고, 기존 대책을 답습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경기 둔화부터 인정하고 민간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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