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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직 한인, 대기업 차별 맞선다

박다윤 기자 park.dayun@koreadailyny.com
박다윤 기자 park.dayun@koreadailyny.com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5/17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9/05/16 20:46

자산 231억불 '옥타곤 투자사'
20여 년 경력 이성호 분석가
"아시안이라 승진 못해" 주장

뉴욕 맨해튼에 있는 대형 투자회사의 고위직 한인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산이 231억 달러인 '옥타곤 투자회사(Oxtagon Credit Investors LLC)'에서 책임분석가(Head of Research)로 일하는 한인 이성호(Sungho Matthew Lee.45)씨는 15일 연방법원 뉴욕남부지법에 옥타곤 사와 앤드류 고든 최고경영자(CEO)를 '인종차별'과 '보복 방지법 위반' 등으로 고소했다.

이 씨는 지난 1998년부터 재정분석가로 일하기 시작했으며 2013년부터는 책임분석가로 재직했다. 이 씨는 20년 넘게 한 직장에 충성했지만 '아시안'이란 이유로 관리직 유리천장을 깰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이 씨가 지난 2013년부터 투자사 결정 등 회사의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투자위원회(Investment Committee)' 위원 임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CEO 고든이 오랜 동안 이를 받아주지 않았고 이 씨보다 늦게 고위직에 합류한 백인 직원을 임명했다는 것.

이후 이 씨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결국 위원회에 들어갔지만 정규 위원이 아닌 '관찰자(observer)'로 임명돼 회사의 결정에 무게를 싣지 못했다는 것. 또, 지난 2018년 정규 위원으로 임명됐을 때에도 전략회의나 투자자 회의 등 중요 결정과정에 고위직 중 이 씨만 배제됐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인종차별' 문제라고 지적하자 사임시켜

고위직 한인, 대형 투자사 고소
"인권법 위반·내부고발 보복"
아시안들 차별 소송 잇따라


이 씨는 올해 초 CEO 고든과의 수 차례 회의에서 ▶회사 내 책임과 권한 확대 ▶직원 업무평가 등을 요구하며, 회사에 남고 싶지만 현 상황에 불만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회의에서 "인종이 회사 내 승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생각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옥타곤의 고위 관리 직원은 이 씨를 제외하고 모두가 백인이다. 이날 회의 후에도 이 씨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또 '인종차별' 이슈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더 큰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소장에 따르면, 고든은 이 씨의 요구를 계속해 거절했고 이 씨가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씨의 법적 대리인이 회사 측에 '인종차별 행위'라고 전했지만 회사 측은 "이 씨가 회사와 협력하지 못했다"는 등 이씨의 업무 능력에 대해 거짓 증언을 했다는 것. 결국, 회사는 지난 3월 8일을 이 씨의 사임 날짜로 지정해 직책을 박탈했다. 이 씨는 회사와 CEO를 상대로 인종차별 외에 '내부고발자 보복 방지법 위반'으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 씨 측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사임을 얘기한 것이지, (사임 발표가) 원했던 결과는 아니다"라고 대응했다. 이 씨는 또 고용주의 인종.성별.국적.임신여부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뉴욕시인권법(NYCHRL) 위반으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최근 한인과 아시안 아메리칸의 직장 내 인종차별 소송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뉴욕대치대(NYUCD) 어전트 케어 클리닉에서 일하는 한인 치과의사 재클린 박 씨가 아시안이기 때문에 6년 동안 승진을 못했다는 이유로 학교와 고용 담당자를 고소했다. <본지 5월 3일자 A1면>

할리우드 유명 콘텐트 기업인 워너브라더스의 한인 부사장도 회사 합병 이후 아시안만 동시에 3명이 해고됐다며 인종차별 소송을 제기했었다. 〈본지 3월 9일자 A5면>

박 씨 등의 소송을 맡은 베로니카 정 변호사는 "최근 한인들이 용기를 갖고 직장 내 차별 이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과거에도 이와 같은 사례가 많았지만 불이익 등을 우려해 결국 소송을 취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새로운 소송들을 보고 점점 더 용기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특히 이번 이 씨의 소송은 고위직원의 케이스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며 "상대가 대형 로펌을 고용하고 대응하겠지만, 끝까지 맞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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