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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에 벌금 230달러 '솜방망이' 논란

손흥민에 "DVD나 팔아라" 비하
팬 제보로 7개월만에 기소
법원 '축구장 퇴출' 요청 기각
영국 현지서도 비난 여론 높아

손흥민(27·토트넘)에게 비열한 인종차별적 언행을 가한 영국인이 7개월 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나 영국 법원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간지 '가디언'은 22일 "런던 치안법원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한 중년 남성에 대해 벌금 184파운드(약 233달러)를 부과했다. 하지만 축구장 출입 금지 조치는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관계기사 4면>

당초 영국 공공기소국은 죄질의 저급함을 들어 '영국 전 지역 축구장에 출입을 금지시켜달라'고 법원에 요구했다. 하지만 런던 치안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비판 여론이 높다. '인종차별'이라는 범죄의 심각성, 축구계가 관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 등을 감안할 때 소액의 벌금형에 그친 판결이 너무 가볍다는 목소리다. 영국 내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경기장 내 인종차별이 벌금 184파운드짜리 범죄였느냐"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인종차별은 유럽 축구계의 오랜 골칫거리다. 손흥민 또한 프리미어리그의 스타 플레이어로 떠오르면서 상대팀 팬들의 인종차별적 발언과 행위에 노출되는 일이 잦아졌다. "개고기 먹는 XX", "몰래 핵미사일이나 개발하는 나라(북한으로 착각)", "DVD로 용돈 버는 XX" 등등 인종차별적 폭언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웨스트햄과 토트넘의 카라바오컵(리그컵) 16강전 직후에 벌어졌다. 이 남성은 토트넘 팬인 것처럼 차에 타고 있던 손흥민에게 접근한 뒤 "영화 '혹성탈출'의 화질 좋은 복사본을 구해달라"며 모욕했다.

손흥민이 "무슨 소리냐"고 되묻자 "당신이 DVD 파는 것 다 알고 있다"며 조롱을 멈추지 않았다. 상황을 파악한 손흥민이 씩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인 뒤 차량의 창문을 닫으려하자 "그래 나는 웨스트햄 팬이다. 재수없는 놈(wanker)!"이라며 소리를 질렀다.

DVD는 영국에서 발생하는 아시아인 대상 인종차별 사건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길거리에서 불법 복사한 영화 및 드라마의 DVD를 판매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아시아인을 조롱할 때 쓴다.

해당 축구팬의 인종차별 행위는 현장에 있던 축구팬들이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영국 주요 언론은 물론,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도 이 소식을 크게 다루며 주목받았다. 영국 공공기소국은 지난 6개월간 이 남성을 찾기 위해 수사해왔고, 최근 익명의 웨스트햄 팬으로부터 범인의 정체를 제보받아 기소에 성공했다.

한편 웨스트햄 구단은 홈 구장인 런던 스타디움 출입 금지 조치를 취했지만, 법원 판결에 따라 "해당 팬이 인종차별 근절 교육을 이수한 뒤 재발 방지 합의서에 서명하면 출입 금지 징계를 철회할 수 있다"며 문을 열어줬다.


이승권·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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