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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넘치는 교육열이 문제다

한국이 좋지 않은 일에서 세계 제일인 것이 몇 가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자살률이다. 65세 이상의 자살률은 13년째 부동의 1위이고 중고생의 자살률 또한 세계 1위라고 한다. 학생들의 자살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성적 문제였다. 다음이 우울감과 가정 내 갈등인데 그 또한 성적과 관련이 많았다.

사회의 지나친 경쟁의식, 성적 우선주의, 부모의 지나친 간섭 등이 학생들을 자살로 몰아가는 것 같다. 미주 한인사회도 자녀교육 방법에서 경쟁 우선, 성적 우선, 부모의 지나친 간섭 등 한국의 부정적인 면을 많이 닮아 가는 것 같다. 미국에서 중고등학교 때부터 대학진학을 위해 부모들이 무리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아이 셋을 미국서 키워본 내 경험으로는 '아니다'이다.

미국은 좋은 중고교를 가는 것보다 대학과 대학원이 더 중요하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특수학교에 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 물론 아주 뛰어난 학생은 특수학교에 가서 양질의 교육을 받는 것이 좋지만 무리하게 시험공부를 많이 해서 들어가는 것은 생각해 봐야한다.

20여 년 전 우리 아이들도 뉴욕에서 특수학교 시험에 응시해 모두 합격했다. 그러나 학교가 집에서 너무 멀었다. 의논한 결과 집 가까이에 있는 공립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로 했다. 공립학교에는 모두 우수반이 있었다. 결과는 세 아이 모두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하고 제 때에 졸업했다. 당시 특수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한인 자녀의 많은 수는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좋은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어느 고등학교에서 공부해도 SAT성적을 잘 받을 수 있다. 성적 외에 좋은 대학에서 중요시하는 것은 학교 내 활동, 교사 추천서, 봉사활동, 에세이 등이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특수학교에서 여간 우수한 학생이 아니라면 교사의 특별한 관심을 받고 학내 활동에서 '리더'가 되기란 쉽지 않다. 자신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 학생인지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다. 학업성적에 쫓겨서 독서를 많이 하지 못하면 좋은 에세이 쓰기도 힘들다.

특수학교 학생들은 성적이 뛰어 나지만 미국의 좋은 대학은 성적만 보고 한 고등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을 뽑지는 않는 것 같다. 또 특수학교에는 아시아권 학생들이 너무 많다. 자녀들은 앞으로 미국인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데 중고 시절부터 아시아권 학생들과 주로 어울린다면 대학생활에서 갈등을 겪을 수 있다.

내 아이가 아주 우수해서 특수학교에 스스로 갈 수 있는 학생이 아니라면, 또 좋은 중고교가 최종목표가 아니라면, 부모가 너무 나서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나친 한국의 교육열이 미국에까지 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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