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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일관계 개선' 서두르게 한 건 트럼프였나?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5/23 23:59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서 이례적으로 언급
이후 청와대 원고 접촉·강창일 해법 등 나와
日 진정성 의심 "트럼프 보여주기 아닌가"
고노 외상 "G20 전 중재위 안에 응답하라"

지난달 1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 개선을 주문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최근 청와대와 여권을 중심으로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부쩍 눈에 띈 것이 이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요미우리 신문은 복수의 한·미·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을 직접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환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4.12/뉴스1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중 한·일 관계를 언급하며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인 현안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관계에 우려를 드러낸 건 매우 이례적이다. 소식통은 요미우리에 “미국은 한·일 관계 악화가 한·미·일 안보협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청와대 주도로 본격적인 한·일관계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한국 측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청와대가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원고단을 접촉하거나, 여당 중진의원을 중심으로 해결책을 강구하는 등의 움직임이 일어난 것은 시점상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이후다. 한·일 관계 소식통은 중앙일보에 "최근 청와대가 이제부터는 강제징용 문제에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2019.4.11 워싱턴/청와대사진기자단






일본에선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결책으로 제시한 이른바 ‘강창일 해법(5월 22일자 중앙일보 보도)’과 관련해 고무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 10월 말 대법원 판결 이후 거의 7개월 만에 처음 나온 구체적인 대안인만큼, 일본 언론도 내용을 상세히 전하고 있다. ‘강창일 해법’은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원고에 대해선 일본 기업의 배상을 전제로 하되, 한국 정부가 재단을 세워 여타 징용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방안이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부는 이 방안이 현재 소송 중인 원고들에 대한 대응과 분리함으로써 일본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사법 판단에 따르도록 촉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원고 측도 이 방안을 일부 이해(수용)하고 있다고 한다”고 24일 전했다.

그러나 일본 기업의 배상이 전제되는 이 같은 해법에 대해 일본 정부는 부정적인 모습이다.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그런 방안을 한국이 제안하더라도 ‘그렇습니까’라고 말할 뿐”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검토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속내’를 의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남북 관계 및 북·미 관계의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협조가 필요해 보여주기 식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일 뿐, 실제로 개선 의지가 있는지는 의심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는 것도 미국을 향한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를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2019.5.24/뉴스1






지난 23일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이 "일본 기업이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한 데 대해, 고노 다로(河野太?) 외무상이 "사안의 중대성은 이해하지 못하는 매우 심각한 발언"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는 일본은 “30일 이내 중재위 위원을 선정하라”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노 외상은 다음달 28일 열리는 G20을 사실상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고노 외상은 회담에서 "G20 정상회의 전이라도 대책을 강구하거나 대책을 확정해주었으면 한다"며 "G20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니까, 그 전까지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한·일 관계에 있어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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