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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역경 점수', 1~100점까지 산정…점수 높을수록 환경 어려워

한부모·주택가격·범죄율 등 평가해
성적 우수한 아시안 역차별 가능성도

칼리지보드는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역경점수 시스템을 올 가을학기부터 150개 학교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칼리지보드는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역경점수 시스템을 올 가을학기부터 150개 학교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대입시험 SAT를 관장하는 칼리지보드가 응시생들의 시험점수 외에 사회·경제적 배경을 점수로 환산하는 '역경 점수(Adversity Score)'를 도입한다고 밝혀 교육계에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본지 5월 17일자 a-2면>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50개 대학을 상대로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역경점수 시스템을 올 가을학기부터는 150개 학교에 제공하며, 2020년에는 전 대학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칼리지보드가 도입하는 '역경점수'는 응시생의 가족 환경(family environment), 이웃 환경(neighborhood environment) , 재학중인 고등학교의 환경(high school environment)을 비교해 퍼센티지로 환산한 것이다. 이는 시험 점수로는 반영되지 않는 학생의 어려움, 곤경 등을 점수의 요소로 인정하려는 시도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칼리지보드가 '역경점수'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건 SAT가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점수를 도입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공평하게 평가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시각이다.



그렇다면 역경점수는 어떤 방식으로 산출되며 어떻게 적용될까? 교육매거진 '인사이드하이어에드'등 미국 교육계에서 분석한 내용을 종합했다.



취지= 칼리지보드는 그간 소득에 따라 SAT 점수가 차이가 나며, 이는 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최근엔 유명 연예인과 기업 임원들이 입시 컨설팅 업체에 거액을 주고 SAT 대리 시험을 치르게 한 일이 적발되자 칼리지보드 역시 함께 비난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칼리지보드는 역경점수로 이같은 불평등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콜먼 대표는 "SAT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이 성취한 놀라운 학생들이 있다"며 "우리는 SAT에 반영된 부의 불평등을 못 본 척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점수 산출 방식= 역경점수는 가족환경과 이웃환경, 고등학교환경 부문에서 학생과 가정의 재정과 가족수 등 총 15개 인자를 고려해 점수를 산출한다. 예를 들어 이웃환경의 경우 지역 범죄율과 빈곤율, 주택 가치, 공실률 등이 포함된다.

가족환경에서는 중간소득, 편부모 가정 여부와 부모의 최종 학력 수준, 영어가 제2외국어 인지 여부 등을 판단하게 된다.

반면 고등학교 과정은 커리큘럼 내용과 무료 급식률, AP과정 제공 숫자, 학생들의 학력미달 여부, 대학진학 수준 여부 등을 파악한다.

역경점수는 50점을 평균으로 해서 1점에서 100점 사이 분포로 측정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극복한 역경환경이 더 치열했다는 뜻이다.

점수 산출시 SAT 점수가 낮게 나타나는 빈곤층 거주 지역에서 응시한 학생은 사회적 배경에 따른 배려로 가산점이 제공된다. 역경점수를 이용하는 대학은 인터넷에서 '환경 콘텍스트 대시보드'를 통해 칼리지보드가 보낸 지원자의 SAT 점수와 함께 데이터를 볼 수 있다. 단, 이 점수는 학생에게는 제공되지 않는다.

부작용= 교육계는 역경점수가 대학입시 전형 과정에서 또다른 인종차별이나 역차별 등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이웃환경에서 고려 대상에 포함된 공실률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ation)을 포착하지 못한다. 이는 오랫동안 그 지역에 거주하던 흑인 등 저소득층 거주자들이 백인이나 부유한 젊은 전문가들에 의해 거주지를 쫓겨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가정의 아이이지만 거주지가 공실률이 낮고 주택 가격이 높으면 역경점수는 낮아진다.

역경점수는 또한 한부모 가정 출신을 역경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양 부모를 갖고 있어도 부모 중 한 명 또는 모두가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는 학생의 경우 여전히 역경점수 산출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역경점수는 평균 50점이다. 그보다 높은 점수는 어떤 것이든 '고난을 이겨냈다'는 특권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평균적으로 SAT 점수가 높은 아시아계 학생들에게도 이 제도가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SAT 점수 평균점은 1086점. 인종별로는 아시안 학생이 1223점으로 가장 높고 백인이 1123점, 히스패닉계가 990점, 흑인이 946점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하버드대학 등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에서는 대학 측이 특정 인종에 입학 쿼터를 정해놓고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비계량적 평점 등의 항목에서 아시아계 학생을 차별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역경점수를 대학에서 공식적으로 대입 심사 전형에 포함시킬 경우 이같은 인종차별 주장에 반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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