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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한인 은행장 체포'의 메시지

[LA중앙일보] 발행 2019/06/03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9/06/02 14:58

은행을 믿을 수 있는 것은 철저한 감사 시스템 때문이다. 다양한 감독기관들이 정기적으로 경영 상태를 점검한다. 강도도 보통이 아니다. 감사 기간에는 진이 빠질 정도라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입단속도 심하다. 감사와 관련된 내용은 공식 발표 외에 일체 외부 유출이 금지된다. 담당하는 기관도 다양하다. 은행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연방준비은행(FRB), 통화감독청(OCC) 등이 나서고 각 주정부에도 감독기관이 있다. 이처럼 감사 시스템이 촘촘한 이유는 예금주를 보호하고 은행이 돈세탁 창구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때문에 감사 기관은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바로 시정 명령을 내린다. 징계를 받는 은행 입장에서는 여간 피곤한 게 아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신속히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징계 상황에서는 인수합병(M&A)이나 지점 개설 금지 등 경영상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깐깐하게 감독을 하지만 사고 위험성은 상존한다. 바로 사람에 의한 '인재' 가능성 때문이다.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작심하고 금전 사고를 치거나. 실적에 집착해 규정에 어긋나는 일을 하는 경우다. 결국은 밝혀지게 마련이지만 은행으로서는 신속한 사전 예방조치가 어려운 일이다.

지난주 한인은행권에는 또 한 번 대형 인재가 터졌다. 현직 행장이 'SBA 대출사기'와 불법 커미션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것이다. 현직 한인은행 행장이 체포된 초유의 사태도 충격이지만 연방검찰이 기소장에 밝힌 혐의점들을 보면 놀랄 정도다. SBA 대출 과정에 가짜 브로커를 내세워 커미션 일부를 받아 챙겼다든지, 본인이 지분을 갖고 있는 업체에 SBA대출을 승인하고 그마저도 채무불이행 상태가 되는 바람에 연방중소기업청(SBA)과 은행이 손실을 입었다는 내용 등은 기가 찰 노릇이다. 사실 여부는 앞으로 재판과정 등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행장이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다. 은행을 본인의 치부 수단쯤으로 밖에 여기지 않은 것이다. 이 은행을 믿고 돈을 맡긴 예금주들로서는 허탈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그동안에도 한인은행권에는 이런저런 '인재'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충격이 컸던 일은 10여 년 전의 미래은행 마케팅 책임자 대출사기 사건이다. 대출서류 조작 등의 수법으로 퍼주기 식 대출을 한 것. 한 마디로 상환 능력이 안 되는 대출 신청자들에게도 돈을 빌려 줬다. 그리고 본인은 이 과정에서 커미션 등으로 막대한 수입을 챙겼다. 그러나 이는 고스란히 은행의 손실이 됐다. 당시 미래은행이 입은 손실 규모는 3000만 달러가 넘었다. 부실을 견디지 못한 은행은 결국 강제 폐쇄라는 비운을 맞았다. 당시 은행 관계자들은 '조금만 더 관리감독을 잘 했더라면…'이라고 탄식했지만 너무 늦었다. 문제의 인물은 얼마 전 실형과 추징금 선고를 받았지만 '미래'는 이미 사라졌다.

한인은행들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현재 전국 18개 한인은행의 자산규모는 350억 달러에 육박하고 전체 수익도 1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성장 뒷면에는 항상 위험 요소도 도사리고 있다. 사소하게 생각되는 허점이나 과실이 은행을 위기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시스템적인 문제점이라면 감독기관이 먼저 지적해 주겠지만 사람 관리는 은행의 몫이다.

'한인 은행장 체포' 사태가 은행권에 던지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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