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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항생제 내성 없다면 헬리코박터 치료 추천

헬리코박터 치료

치료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은 위산 분비 억제제와 두 가지의 항생제(비악신, 아목시실린이나 플라질)를 10~14일간 병용하는 것으로, 현재 80퍼센트 이상의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가끔은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져 쉬 박멸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항생제를 바꿈으로써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약의 부작용 및 치료 실패 시 동반될 수 있는 항생제 내성 문제도 감안해야 한다.



헬리코박터 치료해야 하나



뉴욕에 살고 있는 43세 주부인 김씨는 지난 1년간 속이 더부룩하고 때로는 식사 후 큰 불편함을 겪다가 결국은 위내시경 검진을 받았다. 유관상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조직 검사상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만성 활동성 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2주일간 항균 항생제 두 가지를 병용하는 요법을 처방 했지만 주위에서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라는 말을 듣고 아직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위산 분비 억제제인 오메프라졸을 먹으면서 자신의 증세는 좀 나아진 셈이다.

위와 같은 이야기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듣는다. 문제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를 반드시 치료해야 되느냐이다. 김씨의 경우는 비교적 간단하다. 불편한 증세가 있으니 치료해야 된다 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어느 의사도 의의를 표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김씨와 달리 아무 증세가 없는데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발견되었을 경우이다. 많은 전문의들은 약의 부작용과 치료 시 발생할 수 있는 항생제 내성 발현 문제 때문에 치료를 권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감염률이 높은 한국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볼 때 의료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한국같이, 위염과 위암 발병률이 높은 한국에서는 헬리코박터 치료에 대해 간과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치료 후 멸균하면 재감염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물론 공중위생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감염을 차단하면 감염률을 더욱 줄을 것으로 예상한다. 치료하고 안 하고는 의사의 추천아래 결정되어야 할 일이지만 약의 부작용과 항생제 내성 발현 문제가 적을 경우에는 증세가 없다 하더라도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이 확인되면 치료할 것을 추천한다.



세균 박멸이 능사는 아니다

첫째, 모든 위염과 소화성 궤양이 헬리코박터균과 관련이 있지는 않다. 다시 말해, 헬리코박터 없이도 다른 요인으로 인해 위염과 소화성 궤양은 언제든 발병할 수 있다.

둘째, 명심해야 할 것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보균자가 겪는 불편한 속 증세는 헬리코박터균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세균과 관련될 수 있는 어떤 유기적 소화 질환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문의와의 상담과 신체검사 및 혈액 검진(세균 항체 검사 외)을 통해 결론 내릴 수 있는데, 어떤 때는 환자의 증세를 이해하는 것보다 환자의 세균 항체 검사 결과에 너무 치우쳐 처방이 내려지는 때도 있다. 다시 말해 세균을 박멸시키면 증세가 없어지리라 믿고 정밀 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고 약이 처방되는 경우이다.

이것은 어쩌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증세를 일으키는 것은 세균 자체가 아니라 세균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질환(위염, 소화성 궤양, 암) 또는 세균과 무관한 위산 과다 및 역류성 식도 증후군 등이며 이들은 단순한 혈액 검사로는 알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습관병이 많이 발견되는 40대부터는 환자의 증세에 대한 확실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진단 과정이 위장내과 전문의와의 상담과 검진 아래 충실히 이루어진다면 더욱 이상적일 것이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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