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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 몰고 만 3년…관조하는 여행을 시작하게 됐다

오리건 해변에서

캐논비치는 태평양과 코스트 산맥 사이에 자리잡은 오리건주 최고의 아름다운 해변이다. 4마일에 길게 펼쳐진 백사장과 기암괴석의 조화가 장관을 이룬다. 1846년 태풍에 침몰한 미 군함 USS 샤크호의 대포가 태풍에 휩쓸려 해안까지 떠밀려와 마을 이름이 캐논비치(Cannon Beach)로 붙여졌다.

캐논비치는 태평양과 코스트 산맥 사이에 자리잡은 오리건주 최고의 아름다운 해변이다. 4마일에 길게 펼쳐진 백사장과 기암괴석의 조화가 장관을 이룬다. 1846년 태풍에 침몰한 미 군함 USS 샤크호의 대포가 태풍에 휩쓸려 해안까지 떠밀려와 마을 이름이 캐논비치(Cannon Beach)로 붙여졌다.

캐논비치는 인구 1700명의 작은 해안마을이지만 해안을 따라 별장, 콘도가 들어선 휴양지로 유명하다. 오리건주 최대 도시 포틀랜드와 가까워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캐논비치는 인구 1700명의 작은 해안마을이지만 해안을 따라 별장, 콘도가 들어선 휴양지로 유명하다. 오리건주 최대 도시 포틀랜드와 가까워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오리건 코스트는 최북단 아스토리아에서 시작해 최남단 브룩킹스까지 363마일에 걸쳐 있는 긴 해안이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울창한 푸른 숲, 긴 백사장, 모래언덕 등 변화무쌍한 풍경을 자랑한다.

오리건 코스트는 최북단 아스토리아에서 시작해 최남단 브룩킹스까지 363마일에 걸쳐 있는 긴 해안이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울창한 푸른 숲, 긴 백사장, 모래언덕 등 변화무쌍한 풍경을 자랑한다.

2016년 6월1일 LA를 출발한 RV여행이 만 3년이 되었다. 미대륙과 알래스카, 캐나다를 포함해 동서남북으로 두번을 종횡단했다. 올해도 베이스 캠프 같은 LA인근에 한달여 머물다 북상하고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어디를 어떻게 가야하는지 물어본다. 여행을 떠나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모두 자기의 몫이다. 여행에 정도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여행의 목적과 방법이 천차만별이다. 어떤 이는 자동차를 타고, 오토바이를 타고 단시간내에 최대한 멀리 다녀오는 사람들도 있고, 목적지 없이 무작정 나서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는 경치를 보러 다니고 어떤 이는 도시를 배회한다.

내가 만난 한인 여행자들은 고단한 세상살이의 시름을 달래줄 경치와 지친 육신을 포근히 감싸줄 어머니 품같은 온천을 찾아 다닌다. 그리고 맵고 짠 반찬에 된장, 고추장, 김치를 싸가지고 다니며 된장찌개와 고기 등 고향음식을 즐긴다. 버거운 이민살이에 한국의 정서가 그리워서다.



여행은 일상을 탈피해 새로운 곳에서 전혀 다른 삶의 방식과 문화를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한다. 호젓한 산길을 걷거나 바닷가를 조용히 산책해도 행복을 느끼고 영혼의 자유를 얻는 듯하다.

여행은 반복적이고 긴장된 삶에서 벗어나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여행은 나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를 성찰하게 한다. 덴마크의 한스 안데르센 작가는 "여행은 정신을 다시 젊어지게 하는 샘"이라고 했다.

나이 60이 되고 오랜 직장생활을 그만두어야 하는 시기에 접어 들었다. 퇴직은 간단한 물리적 행위이지만 개인적으론 인생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이다. 퇴직한다는 것은 결혼해 자식을 키우고 길들여진 긴 사회생활에서 이탈하는 것이다.

퇴직은 심리적 박탈감만큼의 정신적 방황을 겪게 한다. 퇴직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막상 닥치면 공황상태가 된다. 퇴직 여행을 계획했다. 모든걸 정리하고 1년 정도 미국 전국을 돌아보고 다시 정착할 요량이었다.

퇴직 1년 전 LA교외의 집을 처분하고 나와 아내는 14년을 동고동락한 반려견 레이시를 데리고 신문사와 멀지 않은 LA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이사하면서 삶의 흔적이 배어 있는 쌓이고 쌓인 짐들을 정리했다. 짐들은 당장 사용할 살림을 제외하고 줄이고 줄였다. 집착하는 만큼의 버리지 못한 짐들이 스토리지(짐 보관소)에 꽉찼다.

퇴직을 준비하며 여행 계획도 세우고 RV도 구입해 가까운 곳에 정차해 놓고 틈만나면 연습을 했다. 떠나기 두달 전 레이시가 15살 생일을 며칠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퇴직을 하고 얼마 후 아파트를 비우고 짐정리를 했다. 기거할 집이 없어지고 이동하는 집 RV에서 살게 되었다.

미국사람들은 전문용어 아닌 전문용어로 풀타이머(Full Timer)라고 부른다. 여행 풀타이머가 되어 캘리포니아의 역사가 시작된 21개의 미션을 일일히 돌아보며 하루도 같은 곳에서 머물지 않고 북상했다. LA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얽매였던 과거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여행을 시작하고 1년간은 허탈감 때문인지 해방감 때문인지 하루 이상을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서둘러 다녔다. 어느 날은 고단한지도 모르고 500마일을 운전해 나갔다.

계획은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여행이다. 2년간 8만마일을 달리고 기동성이 좋았던 조그만 RV를 버스형 대형 RV로 바꿨다. 과거를 옭매던 스토리지의 짐마저 없애고 본격적인 풀타이머가 됐다.

버스형 대형 RV로 여행을 한다는 것은 기동성을 버리고 슬로 여행을 하는 것이다. 서두르지 않는 관조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지나쳤던 사물과 풍경에서 새로운 것을 느끼기 시작하고 1년이 흘렀다.

첫해 여름 서둘러 지나쳐 아쉬웠고 지난 겨울 비 맞으며 1달 이상을 지냈던 오리건 해안가를 다시 찾기로 했다. 해무와 파도 구름 속의 태양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오리건 코스트는 지상낙원이다. 주민들의 성품도 환경과 풍토, 날씨의 영향을 받아 투박하지만 순하다.

1805년 북부 오리건 코스트를 탐험하던 루이스와 클라크 탐험대의 클라크 대위가 캐논비치(Cannon Beach)를 처음 본 순간 "망망대해 앞에 펼쳐진, 내 눈으로 본 곳 중 가장 장엄하고 기쁨을 주는 경관"이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건초더미를 높이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캐논비치의 거대한 바위 헤이스택 록(Haystack Rock)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여름을 지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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