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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은 계량할 수 없는 엄마 손맛"…백인 비평가·한인 셰프 투합

한식 레시피 '코리아타운' 발간
100명 한인 셰프들의 삶 소개
'시원하다' '눈대중' 등 우리말
어감 살릴 번역이 가장 어려워

백인 푸드비평가와 한인 셰프가 손잡고 한인들의 손맛을 담은 요리책 '코리아타운(Koreatown)'이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코리아타운'은 최근 요리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인 청년 셰프 홍득기(29)씨와 요리잡지 '테이스트(TASTE)' 편집장이자 음식전문 기자인 매트 로드바드(38)가 의기투합해 만든 다큐멘터리식 요리책이다. 지난 2016년 발간된 '코리아타운'에는 총 100여 개의 한식 레시피와 함께 한식당을 운영하는 나이 지긋한 한인 셰프들의 요리 인생도 담겨있다.

홍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2014년부터 2년간 미 전역의 30여 개 도시의 한인타운을 방문했다"며 "이후 당시 거주했던 뉴욕에 돌아가 로드바드와 함께 레시피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책에는 한식 레시피 뿐만 아니라 100여 명의 한인 셰프들의 요리 이야기도 담았다"고 소개하며 "책이 발간된 지 4년이 흘렀지만 최근까지 책에 등장하는 한인 셰프들과 협업 이벤트를 추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코리아타운'은 로드바드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고 한다. 지난 2012년 한국의 한식세계화산업의 일환으로 당시 한국정부서 미국 한식당 추천 제안을 받은 로드바드는 한국 음식을 조사하면서 그 매력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로드바드는 "한식하면 보통 코리안 바비큐만 생각하는데 한식의 매력은 그 밖에 있다. 삼계탕, 감자탕 등 굉장한 음식들이 많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설렁탕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그는 LA한인타운에 있는 '하선생', '함지박' 등을 추천했다.

홍씨는 "로드바드가 먼저 적극적으로 요리책 출판을 제안했다"며 "한인 1.5세로 한국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나에게 오히려 로드바드가 많이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홍씨는 갓 돌을 지난 나이에 가족과 이민 왔다.

이들은 설렁탕 레시피를 쓰기 위해 전국 한인타운의 수십 개의 설렁탕집을 찾아다니는 등 조사를 거듭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홍씨는 레시피 중에서도 '계량'을 명시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한식은 뭐니 뭐니해도 손맛. 어머니들이 툭툭 넣고 버무리는 양념에서 나오는 깊은맛은 계량을 지킨다고 만들어지는 맛이 아니었다"라고 회상했다.

번역도 난관이었다. '눈대중으로', '감으로' 간을 하라는 한인타운 식당 이모(?)들의 말과 '시원한' 국물맛 등은 대체할 수 있는 영어가 없어 번역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는 "식당 이모들에게서 책에선 배울 수 없는 요리 비법들을 배웠던 시간"이라며 "특히 쌀뜨물을 요리에 활용한다는 것이 신선했다"고 회상했다.

전국 곳곳에 형성돼 있는 한인타운은 홍씨에게 한식의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한다. 홍씨는 "한번은 백인이 80%인 위스콘신주 메디슨시에 갔는데 그곳에도 한인타운이 있었다"며 "특히 한국말 한번 배운 적 없는 한인 입양아 출신 셰프 토리 밀런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한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큰 도전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홍씨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북 '자가트(Zagat)'가 선정한 2016년 '영향력 있는 30대 이하 요리사'에 뽑히는 등 요리계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는 현재 '선데이 호스피탈리티 그룹(Sunday Hospitality Group)'대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치킨 레스토랑 '선데이 버드', 아시안아트뮤지엄에 있는 카페 '선데이 앳 더 뮤지엄'을 운영하고 있다.

홍씨는 뉴저지주에서 자랐다. 이후 학생시절 줄곧 야구를 해오다 15세 무렵 우연히 지인의 식당에서 일을 도와주게 되면서 요리의 길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유명 한인 셰프 데이비드 장의 '모모푸쿠 누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장 조지(Jean-Georges)'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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