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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환대’에 콧대 낮춘 트럼프…‘옛정’ 재확인한 英·美 동맹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6/05 14:02

英 화려한 행사로 국빈 대접…“트럼프 설득 효과 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영국 남부 포츠머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 참석을 끝으로 2박 3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포츠머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국 정상들. [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테리사 메이 총리 등 영국 주요 인사들과 함께 기념식에 참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각국 정상이 대거 집결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4년 6월 미국과 영국이 이끈 연합군이 독일 점령지였던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실시한 대규모 군사 작전이다. 노르망디가 영·미 동맹의 상징이란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 대통령이 연합군의 승리를 기원했던 기도문을 낭독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포츠머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행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말 많았던 영국행…‘동맹 중 동맹’ 재확인

트럼프의 영국행은 시작 전부터 소란스러웠지만, 결론적으론 양국 간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언론들의 평가다. 영국 방문 내내 국빈으로 극진한 대접을 받은 트럼프가 평소와 다른 행보로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며 일정을 원만히 마무리 지었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영국 포츠머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AP=연합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인해 사상 초유의 국가적 분열상을 보이는 영국 입장에선 미국과의 관계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란 점이 작용했다고 언론들은 분석했다.

애틀란틱은 “영국이 EU를 탈퇴할 것인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에서 가장 유망한 미래의 무역 파트너일 뿐 아니라 신뢰받는 동맹국과의 강력한 관계가 (영국에) 필수적”이라고 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국빈방문의 궁극적 목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나라가 건설한 세계 질서를 지키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것임을 여왕이 암시했다”고 전했다. 여왕이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쓴 ‘제2차 세계대전’ 초판 축약본을 선물한 데 이어 메이 총리가 처칠 전 총리가 타자기로 친 ‘대서양 헌장’ 초안을 건넨 것도 이 같은 메시지를 굳히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설명이다.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도 ‘화웨이 봉쇄책’을 위해 영국의 협조가 필요했다. 폴리티코는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강경노선을 펼치도록 동맹국을 압박하는 데 나아가 더 절박하게는 중국과 화웨이라는 진지한 협조 요청 목록이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꺼내 들었지만 비교적 수위 조절을 했단 평가다. 평소 날선 비판을 해왔던 메이를 상대로도 덕담을 건넸으며 이날 트위터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우리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이틀째인 4일(현지시간) 영국 트라팔가 광장에 떠오른 트럼프 풍선. [AFP=연합뉴스]





WSJ은 “영국이 여왕과의 만찬 및 예포를 포함한 흔치 않은 국빈방문의 영예를 제공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길 희망했다”며 “화려한 행사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려는 영국 왕실의 노력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끝까지 돌출 행보를 이어갔다.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과 20분간 전화를 한 데 이어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를 따로 만나면서도 자신을 비판해온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의 면담 요청은 거절했다. 그를 “부정적인 사람”이라고도 비판했다.

영국 사회복지의 상징인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양국 무역협상 의제에 올라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다시 번복하기도 했다.

CNN은 “트럼프 시대 영·미 관계는 영국이 트럼프 입맛에 맞는 정치적 선택을 해야 결실을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썼다.

트럼프의 성인 네 자녀와 사위, 며느리까지 일가가 총출동한 데 대해서도 ‘가족여행’이란 비판이 나왔다. 백악관 선임보좌관인 장녀 이방카 부부를 제외한 “행정부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 나머지 성인 자녀 3명이 왜 동행했는지, 경비는 누가 대고 있는지에 백악관 측은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CBS)는 것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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