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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대장정의 피날레…'인류생존의 문제' 각인

다크 피닉스 (Dark Phoenix)
[20세기 폭스사]

[20세기 폭스사]

감독: 사이먼 킨버그
주연: 소피 터너,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제니퍼 로렌스
장르: 액션/어드벤처/SF
등급: PG-13
상영시간: 113분


엑스맨의 주인공들은 유전자 변이로 특이한 능력을 가진 새로운 인류 '호모 수피리어'로 구분된다. 이들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평범한 인간들 사이에서 배척을 당해야 했고 핍박과 차별의 대상이기도 했다. 소수자로서 사회에서 겪는 차별에 대한 엑스맨 시리즈의 메시지는 나름 감동과 품격이 있어 보였다.

'다크 피닉스'는 엑스맨의 12번째 영화로 19년간 지속돼 온 엑스맨 시리즈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종결편이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2011),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 '엑스맨: 아포칼립스'(2016)로 이어지는 프리퀄의 피날레다.

영화는 진 그레이(소피 터너)가 어린 시절 비극적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게 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성인이 되어 엑스맨의 일원이 된 진 그레이는 우주 공간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 사지에 몰리는 위기 상황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그녀의 내면 세계에 치명적인 '흑화' 현상이 일어난다.



진 그레이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얻게 되지만 그 파괴력은 동시에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엑스맨의 동료들을 다치게 하고 혼란스럽게 한다.

엑스맨들은 사랑하는 친구이지만 난공불락의 빌런이 되어버린 진 그레이의 잃어버린 영혼을 되찾기 위해, 그리고 그녀의 힘을 이용해 은하계를 지배하려는 외계인들로부터 지구를 구하기 위해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와 손을 잡는다. 전작에서 보았던 프로페서X(제임스 맥어보이)와 매그니토의 대립 구도는 어느덧 협력 구도로 전환되어 있다.

처음부터 진 그레이를 통제하려 했던 프로페서X의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고, 진 그레이는 매그니토를 찾아가 방황에서 헤어나오기 위한 조언을 구한다. 레이븐(제니퍼 로렌스)은 프로페서X에게 책임을 묻는다. 매그니토는 다시 헬멧을 꺼내 쓴다. 진 그레이와의 운명적 대결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진 그레이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그녀의 어두운 정신 세계를 끌어 낸 것은 가족과 엑스맨 시리즈의 서사를 우주로 확장시키려 한 의도로 보인다. 사이먼 킨버그 감독은 은하계의 침입자들로부터 돌연변이와 인류의 생존을 지키려는 엑스맨 시리즈의 대주제를 마지막 편에서 다시 한번 각인시키고자 한다.

히어로 장르의 다른 영화들과 달리 사실감 있는 캐릭터 묘사로 차별화를 둔 설정에서 진 그레이의 '인간적인' 모습이 엿보인다. 그녀는 엑스맨이지만 자신의 실수로 인하여 부모가 죽었다는 자책감으로 우울증 증세를 보인다.

소피 터너가 마침 '왕좌의 게임'을 마친 직후여서 그녀가 영화의 중심에 서 있는 사실은 영화 흥행의 호재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진 그레이의 캐릭터는 소피 터너의 연기에 살아있지 않다. 헬리콥터와 기차를 종잇장처럼 구겨버리는 등의 괴력만이 돋보일 뿐, 트라우마와 불안한 감정 표현에서 설득력이 모자란다. 터너의 연기는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중량감 있는 내면 연기가 필요했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최강의 빌런 '릴렌드라 네라마니'로 등장한다. 그녀의 뛰어난 내공 연기가 전혀 활용되지 못해 아쉽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기차 안에서의 마지막 신은 컴퓨터그래픽 사용을 최소화하고 장비와 스턴트를 사용한 '오개닉 액션'으로 홍보되었지만 이 역시도 현란한 그래픽에 묻혀 버린 느낌이다. 뭔가 새로움을 기대하며 한참 부풀어 있다가 리사이클 제품을 받아본 후의 실망감이라고나 할까. 더 이상 새로움을 창출할 수 없다면 이즈음에서 시리즈를 끝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김정·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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