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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차라리 국군을 해산시켜라

현충일은 6·25 때 북한군의 침략을 막다 희생된 호국 영령들을 추모하는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현충일 기념사에서 6·25 얘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느닷없이 의열단 활동으로 알려진 '김원봉'을 거론했다.

김원봉은 1948년 월북해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국가검열상, 노동상 등 북한의 주요 요직을 거쳤다. 또한 김일성으로부터 6·25전쟁에서 공훈을 세웠다며 최고 상훈의 하나인 노력훈장까지 받았다. 당시 북한 노동신문은 "조국의 통일 독립과 자유를 위하여 미제의 약탈자들과 그 주구들을 반대하는 정의의 조국해방전쟁에서 공훈을 세운 정권기관 및 당 단체 지도일꾼들에게 공화국 훈장을 수여한다"고 했다.

잡지 '사상계' 편집인인 장준하도 수필 '돌베개'에서 김원봉 휘하 부대가 임정이 있던 충칭을 향하던 학병들을 상대로 이간질했다고 썼고, 또한 "김약산은 판에 박힌 공산분자"라고 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광복군에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며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이 광복 후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6·25 때 북한의 편에서 공을 세운 사람을 일제 때 단지 광복군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군의 뿌리인 것처럼 말한 것은 올바른 역사관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 민족사에 끔찍한 6·25 전쟁으로 남한의 민간인 24만 4663명과 국군 13만 7899명이 사망했다. 전쟁에 참가한 유엔군 사망자도 3만 7902명에 달했다. 이 중 3만 3686명이 미군 사망자다. 그런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으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사람을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문 대통령은 아직 남북한이 휴전 중이고,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임에도 굳이 김원봉을 거론하며 찬양했는가. 문 대통령은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지만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이는 해서는 안 될 말이다. 아직도 분명히 북한은 우리의 적이요, 언제든 남침할 태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UN의 제재를 받고 있다. 얼마 전엔 또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남한은 자유민주 체제이면서 동시에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반공 체제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공산주의자 김원봉을 우리 국군의 뿌리라고 한 의도는 무엇인가.

문 대통령의 주장대로라면 지금 국군이 왜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차라리 국군을 해산시키는 것이 이념의 갈등을 없애는 것이 아니겠는가. 분단국가 대한민국이 뚜렷한 임전 태세가 없다면 그 운명은 풍전등화일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임전 태세를 갖추는 것이 호국 영령들 앞에 떳떳할 것이며 나라를 지키는 길이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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