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 '추워' '배고파' 부터 배웠다
한국여자축구 뛴 미국 선수
공영방송서 열악한 현실 전해
황사 속 훈련·텅빈 관중석
선수들 축구밖엔 생각 안해
정규시즌 동안 팀의 숙소는 인천의 한 바닷가 근처였다. 훈련장에는 황사가 깔렸다. 경비원 3명이 출입을 통제했고 운동장과 집을 자전거로 돌며 순찰했다. 또 하루 3끼 식사를 할 때마다 먼 거리로 버스를 타고 나가야 했다.
조지아는 학업에 열중할 수 없는 축구선수들의 상황도 지적했다. 그녀는 "한국 운동 선수들 대부분이 12살 때 정규 교육과정을 포기하고 스포츠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동료와는 구글 번역기로 대화했다. 조지아는 동료들에게 학교에서 무엇을 공부했는지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오직 축구였다. 운동을 그만두면 무슨 일을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30세였던 한 선수만 필라테스 강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들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경기가 열려도 관중석은 항상 텅 비었다. 서울 효창 경기장에서 경기가 있던 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친구가 놀러왔다. 효창 경기장은 1만5000명이 앉을 수 있는 경기장이었다. 비가 왔던 그날 관중은 50여 명에 불과했다.
한국 동료들은 영어에 미숙했지만 최소한 단어 하나는 말할 수 있었다. '파이팅(Fighting)'이었다. 그 말에는 '힘내라(stay strong)', '참아(suck it up)', '기운 내(chin up)', '움직여(move on)' 등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조지아는 2013년 미네소타주 매캘레스터 대학을 졸업한 뒤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노르웨이 등지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현재 리투아니아 진트라 유니버시티아스(Gintra Universiteas) 소속이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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