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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미-중 '문명충돌'과 한국의 선택

근래에 와서 미국 행정부뿐 아니라 국제정치 학계에서도 과거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오판이 있었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더글러스 딜런 교수는 "빌 클린턴부터 오바마까지, 3명의 전직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잘못된 도박을 했다, 이들은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껴안으려고 했지만 중국은 실제로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 라이벌, 나아가 '적'으로 성장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1972년 대중 관계 개선 이래 미국은 중국 경제를 발전시켜 잘 살게 해주고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들어오게 하면 중국이 자유시장경제, 민주주의, 인권과 평등의 법치국가, 국제규범을 지키는 정상적인 국가 체제로 발전될 수 있으리라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판이었다.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미국의 기대와는 반대로 미국에 도전세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시진핑은 덩샤오핑의 외교적 대외 방책이던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 원칙을 버리고 유소작위(有所作爲 - 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이뤄낸다)를 내세우며 여러 방면에서 미국에 대항하고 있다. 나아가 옛 영화를 다시 되찾겠다면서 세계 제패의 꿈인 중국몽(中國夢)을 2050년까지 실현하겠다며 공세적 대외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작년 10월 4일, 허드슨연구소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하였다. "우리는 주저앉지 않겠다"며 미중 사이에 신냉전의 시작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얼마 전 정치전문 주간지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미 국무부가 중국과의 문명충돌(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제목과 함께 "폼페이오 국무장관 팀이 중국을 사실상 '문명의 적'으로 규정하고, 역시상 처음으로 미국이 치르는 대단히 다른 문명과의 싸움을 위한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명 충돌, 그것은 하버드대 새뮤얼 헌팅턴 교수가 1993년에 발표한 유명한 논문 제목이다. 미소 간 이념대결의 냉전체제는 끝났지만 앞으로는 다른 문명 간 특히 이슬람 세력, 나아가 중국과의 문명충돌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예언한 것이다.

먼저 국무부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 국무부 정책기획부장 카이론 스키너 박사는 "장기적으로 미중 관계는 무역 이슈만이 문제가 아니다. 국무부는 더 깊고, 광범위하게 중국을 관찰하고 있다,중국은 경제적, 이념적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미국의 근본적이고도 장기적인 위협이다"라고 단정했다.

남중국해 긴장, 무역전쟁, 화웨이 사태 등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이 싸움이 어디까지 그리고 어떻게 전개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과거 소련과의 냉전과는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소련은, 스키너 박사의 지적대로, 같은 문화권 간의 싸움이었지만 중국과의 싸움은 다른 인종, 이질적 문화, 문명 간의 충돌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양다리 외교를 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양다리 걸치기는 허용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미중 간에 분명한 선택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닥쳐올 것이다. 한국이 살아남을 길을 선택하는 '현명함'이 요청되는 때이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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